매일신문

유엔 안보리 '北 핵실험 제재' 이견 난항

美日佛 고강도 대응책 요구..中 '6자회담이 해결책' 반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실험 선언과 관련,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는 의장 성명 또는 언론발표문 채택을 검토했으나 미국과 중국의 의견 대립으로 난항을 겪었다.

미국은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실험 저지를 위한 안보리의 '예방적 외교(preventive diplomacy)' 수립 필요성을 강조했고 프랑스도 북한 관련 성명 발표를 통한 긴급 대응책을 요구한 반면, 중국은 6자회담에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맞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존 볼턴 유엔주재 미 대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핵무기와 결합하면 국제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안보리가 단지 성명 발표가 아닌 '예방적 외교' 전략 수립에 나서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단지 북한 발표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으로서가 아니라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설득시키기 위한 일관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볼턴은 이어 "오늘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대해 '우려'나 '심각한 우려'라는 표현이 담긴 언론발표문을 오늘 공개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대사의 이같은 주장은 안보리가 북한의 핵실험 강행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단계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장 마르크 드 라 사블리에르 유엔 주재 프랑스 대사는 한 술 더 떠 "안보리가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핵실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는 '대북 성명' 채택을 욕구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대북 전략을 점검하고 유엔 안보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보다 먼저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달부터 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일본의 오시마 겐조 주유엔 대사는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대단히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이 어떠한 핵실험도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국제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 핵 확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주변국의 핵확산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시마 대사는 이어 "일본은 유엔 안보리가 이 문제를 신속히 협의, 재빠르고 적절하며 확고한 대응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안보리가 지금 당장 대응조치에 나서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왕광야 중국 대사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매우 민감한 문제"라면서 "모든 당사국들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대응에 반대했다.

왕 대사는 특히 "볼턴 대사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가장 좋은 길은 이 문제를 6자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이라며 "만약 6자회담이 그것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면 안보리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대사는 그러나 6자회담 재개를 이끌어내기 위한 안보리의 조치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자 4일 회의를 재소집, 논의를 계속키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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