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대구시의회(의장 장경훈)가 오는 8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시민들은 민선자치 10년을 넘긴 지방의회가 생산성과 전문성을 높여 진정한 민의의 대변기관으로 뿌리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시의원 29명 중 28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란 점에서 일당 독주 및 지방정부 견제 소홀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의회는 출범 초부터 공부모임과 자문그룹을 구성하고, 현장중심의 의정활동을 펴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또 일부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지원특위를 구성하거나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새 의회가 구성된 지 몇개월도 지나지 않아 수억 원이 필요한 의원별 개인 사무실 공간마련을 추진하거나 일부 민감한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논의 없이 집행부에 끌려가고 있는 점 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공부하는 분위기
20명에 이르는 초선 시의원들 활동이 눈에 띄고 있다.
지난 7월 출범 이전부터 초선의원 7명이 '수초회'(수요초선의원공부모임·회장 이경호)를 구성해 매주 예산심의,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활동 관련 특강을 마련하거나 지역현안 문제를 토의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명모 시의원은 개별 자문그룹을 구성해 의정활동 전문성 확보에 나섰고, 정해용 시의원은 혁신도시 임대주택 건설 및 봉무산업단지 건설 타당성 등에 대해 집중 연구를 벌이고 있다.
또 권기일 시의원은 고속철도 주변 정비사업에 대해, 김대현 시의원은 월드컵경기장 주변 활성화 문제에 대해 각각 전문가 조언을 받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장 위주 의정활동
시의회는 그동안 상임위원회별로 현장중심 활동을 펴고, 현안에 대해 발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교육사회위원회(위원장 류병노)는 지난 8월 비회기 중에도 고교 성적 조작, 추가경정예산안 등 현안과 관련해 4차례의 간담회를 갖고 복시시설 현장을 방문했다.
또 건설환경위원회(위원장 도재준)는 도시개발공사, 환경시설공단, 위생매립장, 매곡·두류정수장 등지 방문에 주력했으며, 경제교통위원회(위원장 도이환)도 근로자종합복지관 건설현장, 기계부품연구원, 봉무지방산업단지 조성현장, 섬유관련 기관·단체 등 관련분야 시설·단체에 대한 실태조사 등을 벌이는 등 현장위주 활동에 힘을 쏟았다.
시의회는 또 지난 7월 낙동강과 대구지역 정수장에서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 검출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상임위에서 현장조사에 나서고 외국 사례를 찾아냈다. 지역 교육계에서 불거진 과잉체벌 및 내신성적 조작문제에 대해서도 교육청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4일에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구유치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또 지난 11일 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가 지역 학계, 시민단체, 민간전문가 등으로 '의정자문위원'을 위촉한 데 이어 현재 다른 상임위도 의정자문위원 구성에 나서는 등 전문성 확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상인~범물 4차 순환도로 건설' 등 지역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토론회, 공청회 등 시의회 차원의 심도있는 논의 없이 대구시와 시민단체 등에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건개선 요구
시의원들은 의정활동 환경개선을 위해 입법정책지원 기능 강화, 의회 사무처 직원 직급 상향, 유급 보좌관제 도입, 개별 의원 사무실 마련 등을 추진하거나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대다수는 의정활동 전문성 확보나 의회 인사권 독립 등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유급 보좌관제 도입과 개별 의원 사무실 공간 마련 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란 시각이 있다.
특히 시의원 개별 사무실의 경우 시의회 내부공간이 협소한데다 5개 상임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수억 원을 들여 무리하게 추진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시의회에 따르면 당초 의원 개별사무실 마련을 위한 사업비가 1억 원가량 소요될 것으로 봤으나, 검토 결과 3억 원쯤 필요하다는 것. 시의회는 현재 개별 사무실 공간 마련을 위한 용역비 1천만 원을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놓은 상태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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