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미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檀大工程 1996-2000)을 통해서 상고사 기년 가운데 공백으로 남아 있던 대부분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하(夏, Hia) 나라는 기원전 2070년에 시작되었고, 상(商, Shang) 나라는 기원전 1600년, 주(周, Chow) 나라가 등장한 것은 기원전 1046년으로 확정짓고 있다.
이 공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중국은 후속작업으로 '중화문명탐원공정'(中華文明探源工程)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정은 신화와 전설의 시대로 알려진 3황(복희 신농 헌원) 5제(소호 전옥 고신 요 순) 시대까지를 역사에 편입하여 중국의 역사를 1만 년 전으로 끌어올리고, 중화문명이 세계 최고 문명이라는 것을 밝히려는 거대한 프로젝트이다. 동북 만주지역을 대중화(大中華)의 영토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동북공정은 이러한 중국의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
이미 2003년 6월 24일자 중국 광명일보(光明日報)에 "고구려 족은 중국 동북지방의 소수민족이며, 고구려는 중국역사의 일부분이다"라는 기사를 싣기도했다. 우리는 중원(中原)에서 활약한 영수들의 사적을 밝혀 중국의 대공정에 맞설 상고사를 하루 속히 광복시켜야 할 것이다.
한민족은 파미르고원(마고성)에서 7만년전에 인류사의 여명을 비추기 시작, 천산의 유인시대(~기원전 7199년), 환인시대(기원전 7199년~기원전 3898년), 태백산의 환웅시대(기원전 3898년~기원전 2333년), 알타이 산맥의 단군시대(기원전 2333년~기원전 295년)를 거쳐 북부여가 단군의 대통을 이어갔다. 중국의 상고사 역시 파미르 고원의 마고성에서 청궁, 반고, 천황 지황 인황, 헌원으로 이어진다.
환웅과 반고는 무리 3000명과 운사, 우사. 풍백을 거느리고 중가르 분지에서 서남으로 이동하게 된다. 반고는 삼위산이 있는 돈황현 납목 동굴에서 도읍을 하고, 환웅은 섬시성(陜西省) 태백산에 도읍한다. 약 6,000년 전의 이 시기가 중국사와 한국사의 분기점이 된다.
상고시대 중국에는 크게 보아 화하집단, 동이집단, 묘만집단이 있었다. 화하집단은 염제와 황제의 후손들이고 그들은 섬시성의 황토 고원에서 발생하여 중국 북방과 중부에 있는 황하를 따라서 살았다. 동이집단은 태호 복희 및 치우집단을 말하는데 이들은 산동과 하남 그리고 강소 운하의 동쪽지역에서 활약했다. 묘만집단은 전욱에서 갈라져 나온 축융으로 삼묘라고 말하는데, 그 중심지는 호남과 호북지역이다.
사마천이 중국 전설 시대의 오제로 꼽은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은 염제 치우 태호 소호 등 황하 유역에서 활동한 영수들과 투쟁을 했으며, 패한 자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치우씨는 병기를 만들고 적과 맹수를 막는 직책을 맡았고, 고실씨는 농사와 목축을 관장하고 화식(火食)을 발명하였으며, 신지씨는 녹도문(鹿圖文)이라는 옛 문자를 발명하여 신지비사(神誌秘詞)를 저술하였으며, 이 비사에는 동국의 도읍을 아홉 번 옮길 것이라는 예언이 실려 있다. 주인씨는 남녀 혼인하는 법을 만들었으며, 복희씨는 음양 역리의 원리인 팔괘를 만들었다. 그 당시 중국의 지배자는 수인 신농 유망 소호 헌원 등이었는데, 특히 치우는 헌원과 싸워 탁록에서 70여 회나 승리를 했다고 한다. 이 싸움이 중국의 한족과 동이족간의 첫 전쟁이다.
어느 민족이나 나의 겨레가 언제 어디에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뭉쳐서 어디로 옮겨 살았는지 알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오늘 우리들은 우리의 역사, 문화와 얼의 뿌리를 찾고 보존하는 일을 너무 등한시하여 주체성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단군 이전의 역사는 신화와 전설로 치부, 베일 속에 가려진채 국민들의 뇌리속에 잊혀져가고 있다. 중국의 상고사 대공정에 당황하는 우리 겨레들을 볼 때 역사를 공부하는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사학자들은 반성하며, 우리의 상고사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민족사를 다시 정립시킬 21세기의 중차대한 의무를 지켜가야할 것이다.
정연규 전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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