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메시지를 보내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선언'으로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4일 오전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단호한 대응'을 다짐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 결과를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밝히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거나 '핵실험 계획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는 등 최상급의 표현을 총동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은 이로 인해 야기되는 모든 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북한에 그릇된 신호로 보일 수 있다."면서 "성명 내용을 구체화하는 강력한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사업을 포함한 대북 정책이 전반적으로 재검토될 것이라는 점도 당국자들은 비공식적이지만 숨기지 않고 전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핵실험 선언을 엄중한 사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런 결연한 태도는 국제사회의 움직임과도 연계돼 있다.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한국 정부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해 만들고 있는 '포괄적 접근방안'의 실효성이 검증받기도 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모든 외교적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북한의 벼랑끝 전술에 맞서 미국은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강경 대응기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은 3일 북한의 핵실험 계획 발표와 관련, 이는 대단히 '도발적인 행동'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대안을 검토하는 등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북한이 핵실험을 하거나 핵기술을 확산하면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다소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카이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아주 도발적인 행동"이라며 실험이 강행될 경우 미국이 대안을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장관을 수행 중인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별도 성명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이 해온 약속에 대한 신뢰를 크게 손상시킬 것이며 아시아 및 세계 평화와 안정에 용인할 수 없는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선언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유엔 안보리를 통해 강력히 경고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를 통해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보다 강경한 제재를 현실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에 채택되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서는 궁극적으로 무력사용까지 가능한 유엔헌장 제7장이 원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마디로 한반도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신임 총리가 등장한 이후 대북정책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는 일본정부도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맞아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 압박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또 미사일 발사를 막지 못한 중국도 북한이 핵실험마저 강행할 경우 '북한에 대한 보호막'을 걷어내고 경제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정부가 단호한 대북 메시지를 채택한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며 북한이 끝내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 경고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3일 발표한 외무성 성명 내용을 4일에도 반복적으로 방영하고 있는 북한의 동향으로 볼때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대응책도 마련해두고 있다.
한 당국자는 "현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결연하게 사태를 처리해 나가야 한다."면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만이 북한의 도발을 제어할 수 있는 무기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에도 외교력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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