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 연착륙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구가하던 주식시장에 다시 북한 핵 리스크가 엄습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의 핵 실험 선언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당분간 약세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이번 북한 핵 리스크가 단발성 악재로 소멸될 것인지, 아니면 장기간 증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위세를 떨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시, 북한 핵+프로그램 매물에 '출렁' = 4일 코스피지수는 8.06포인트 하락 출발한 뒤 오후들어 프로그램 매물이 확대되면서 22.22포인트 밀린 1,352.00으로 마감했다.
또 코스닥지수는 2.72포인트 빠진 상태에서 출발해 9.67포인트 하락한 587.3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6.99포인트(0.49%) 상승한 11,727.34로 마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완충 작용을 하면서 코스피지수 1,360선 지지 가능성이 높은 양상이 전개됐다.
그러나 오후들어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압박이 심화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추석 연휴를 앞둔 수급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가 불거지고 프로그램 매물이 가세하면서 북한 핵에 대한 한국 증시의 내성을 약화시켰다는 진단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총 10차례에 걸친 북핵 관련 주요 이벤트가 발생했을 당시 발표 당일 평균 주가 등락률은 +0.25%로 오히려 소폭 상승했으며 하락한 경우는 총 5차례였으나 하락률은 크지 않았다.
◇향후 파괴력은?..비관론 vs 낙관론 = 이번 북한 핵 리스크의 '약효'가 얼마나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소 엇갈린다.
현대증권 김지환 산업분석팀장은 주식시장이 고위험 국면으로 진입하게 됐다고 진단하면서 주식시장 자체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면서 1차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6자 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노력이 상당기간 무기력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국내외적으로 대북 강경론이 고조될 것"이라면서 "이런 분위기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미쓰비시 UFJ 증권의 미노루 시오리 수석 매니저는 "북한 악재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쳐 투자자들이 한국으로부터 돈을 인출, 원화와 주식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한국이 지리학적으로 다른 어떤 국가보다 북한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북한 핵실험이 한국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의 핵 실험 시점이 언제인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에 단기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 핵 문제에 대한 학습효과가 주식시장에 어느정도 형성돼 있는데다 정치적인 문제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북핵 관련 리스크는 이미 우리 증시에 대한 평가에 녹아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핵 문제가 극단적 상황으로까지 확대된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최소한 현 상황으로는 독립적인 악재로 시장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휴 이후 대비하라 =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핵 리스크가 당분간 증시를 짓누를 악재로 작용할 것이 명백한 만큼 추석 연휴 이후 불확실성 고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애널리스트는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북한 핵 리스크 부각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으며 향후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 등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원도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증시의 기본적인 속성을 고려한다면 단기적으로 일단 주식을 팔고 추석 연휴 동안 편히 쉬어가는 전략도 수익률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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