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벨화학상, 美 스탠퍼드大 콘버그 교수 수상

진핵생물 유전정보 轉寫 규명..6번째 父子 노벨상 기록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4일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로저 D. 콘버그(59) 교수가 진핵생물(eukaryote)에서 유전정보가 복사돼 전달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왕립과학원은 우리 몸이 유전자에 저장된 정보를 이용하려면 그 정보가 복사된 후 몸의 구성물질인 단백질을 합성하는 세포 내 소기관으로 전달돼야 한다며 콘버그 교수는 진핵생물에서 유전정보가 복사돼 세포 소기관에 전달되는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수상업적을 소개했다.

진핵생물은 세포 안에 뚜렷한 핵막에 둘러싸인 핵과 다른 세포 소기관이 있는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체를 뜻하는 것으로 사람도 이에 해당하며 생물체는 세포 형태에 따라 원핵생물과 진핵생물로 나뉜다.

콘버그 교수는 부친인 아서 콘버그 박사가 1959년 유전정보 전달에 관한 연구 업적으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바 있어 부자 노벨상 수상자로 기록되게 됐다.

부자 노벨상 수상자는 양자역학으로 유명한 닐스 보어 부자 등 이번이 6번째이며 라듐을 발견한 퀴리 부인은 본인이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받고 남편과 딸도 노벨상을 받아 부부.부녀.모녀가 수상한 경우다.

콘버그 교수는 아버지에 이어 노벨상을 받은 것에 대한 감회를 묻자 "아버지와 선배 과학자들의 업적에 항상 감탄해 왔다. 내가 그 반열에 들 것으로는 생각지 못했다"며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왕립과학원은 유전정보가 복사되는 과정인 전사(轉寫)는 모든 생명체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콘버그 교수가 제시한 전사과정에 대한 상세한 그림은 알프레드 노벨이 유서에서 언급한 "가장 중요한 화학적 발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콘버그 교수는 진핵세포에서 일어나는 유전정보 전사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2000년 그가 내놓은 전사과정 그림은 DNA 정보에 따라 새로 만들어진 RNA 분자와 전사에 관여하는 다른 분자들까지 뚜렷하게 보여줌으로써 전사 과정 및 제어 방법을 밝혀낼 수 있게 했다.

생명체에서 전사과정이 중단되면 유전정보는 더 이상 세포 내 소기관으로 전달되지 않아 생명현상에 필요한 단백질이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며칠 안에 세포가 죽게 된다.

전사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암과 심장질환, 각종 염증 등 질병에 걸릴 위험도 커지게 된다.

왕립과학원은 전사과정이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며 콘버그 교수의 업적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신체 내 모든 기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줄기세포의 만능성도 전사과정 제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전사과정 이해는 줄기세포를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중요하다.

콘버그 교수에게는 1천만 스웨덴 크로네(약 14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노벨상은 2일 생리.의학상과 3일 물리학상, 4일 화학상이 발표된 데 이어 경제학상( 9일), 평화상(13일) 순으로 발표되며 문학상은 12일이나 그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