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물 마음에 안드는데…" 교환·반품에도 원칙있다

아무리 선물 안주고 안받기를 한다고 해도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보니 적잖이 정성들이 오간다. 특히 예년에 비해 유난히 공산품 선물세트보다는 과일과 정육, 지역특산물 등 '웰빙'을 염두에 둔 신선식품들이 많이 팔린 이번 추석에는 왠만한 가정마다 사과나 배가 두어 박스쯤 들어오기 마련. 문제는 비슷한 품목의 선물이 한꺼번에 들어온다든지, 제품을 받은 즉시 확인했을 때 상한 것이 확연히 눈에 띄일 때 교환이나 환불을 해야 한다는 것. 제품이 상한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과일이나 정육 제품이 너무 많이 들어와 처치가 곤란한 상황이라면 다른 제품으로 바꾸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교환이나 환불에도 원칙이 있다=일단 상한 제품은 받는 즉시 환불이나 교환 의사를 밝혀야 한다. 신선식품의 경우, 명절이 지난 뒤 매장에 가져가봐야 판매자나 배송자 책임보다는 고객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교환이나 환불하기로 결정했다면 최대한 포장지에 손을 대서는 안된다. 과일이나 정육 제품을 환불해서 다른 제품을 사겠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울러 백화점의 경우, 일단 배달이 완료된 제품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환불은 어렵다. 특히 청과·정육·수산물 등 신선도를 요구하는 제품은 교환도 어렵다. 다만 통조림, 올리브유, 생필품세트 등 가공식품과 공산품, 주류 등에 한해 손상이 없을 경우, 동일 가격대 상품과 교환은 가능하다. 물론 동일 백화점에서 판매된 제품임이 확인돼야 하고, 상품이 개봉됐거나 사용한 상품은 교환이 불가능하다. 기업체를 통한 대량구매로 할인된 상품이나 10+1, 5+1 등 행사품목은 할인율이 적용된 가격 수준에서 교환이 결정된다. 명절 선물의 경우, 추석 이후 백화점 매장에서 선물상품이 철수하기 때문에 통상 명절 후 3~5일동안 교환이 이뤄진다.

◆이런 반품은 '제발'=백화점측에서 가장 난감해 하는 고객은 신선도를 요구하는 상품을 명절 이후에 교환해 달라며 찾아오는 경우다.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냉장고에 더 이상 둘 공간이 없다.", "너무 많아서 다 먹을 수가 없다.", "명절에 너무 많이 먹어서 질린다." 등. 상온에서 보관한 고기는 물이 흥건히 새어나오는 상황인데도 막무가내다.

과일도 마찬가지. 깨끗하게 포장된 과일이 집안에서 이리저리 옮기는 과정에서 흠짐이 생기고, 상한 과일을 가지고 와서 교환해달라는 고객도 있다. 상온에서 잘못 보관해 상한 제품도 백화점 잘못이라며 따지기도 한다. 선물 받은 지 1주일이 넘어서 보관상 잘못으로 색이 변한 송이, 수삼 등의 상품을 반품, 교환 받기를 원하는 고객도 간혹 있다.

심한 경우, 지난해 받았던 선물을 가져와 교환을 요구하기도 한다. 매년 비슷하지만 해마다 명절 선물이 조금씩 차이가 나고, 상품 제조일자나 유통기한을 확인하면 어느 해 명절 선물인지 금세 알 수 있는데도 "그렇다면 내가 거짓말을 한다는 거냐?"며 고함만 지른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사과나 배를 몇 상자씩 들고와서 의류나 공산품으로 교환해달라는 경우도 있다."며 "원칙상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경우, 동일 제품에 한해 교환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요구는 들어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선물세트 어떻게 보관하나=동아백화점 유통센터 각 파트별 바이어들로부터 선물세트 보관 요령을 들어봤다. 축산팀 박병구 과장은 "고급 정육은 대부분 냉장 보관이 원칙이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먹는 것이 좋다. 5일 정도는 냉장실에 보관해도 괜찮지만 이후부터는 냉동실에 보관해야 한다. 양념을 해서 보관하면 보존 기간이 좀 더 길어진다."고 말했다.

청과팀 김환택 과장은 "과일의 경우 날씨가 선선하기 때문에 직사광선만 피해 그늘지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거나 냉장실 또는 김치냉장고에 보관해도 좋다. 하지만 사과를 다른 과일과 함께 보관할 경우, 사과의 산성 성분이 다른 과일의 부패속도를 빠르게 하기 때문에 사과는 반드시 별도 보관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가급적 종류별로 보관해야 한다."고 했다.

수산팀 박영석 과장은 "선어의 경우 압축 밀봉해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구운 김은 개봉 뒤 가급적 빨리 먹고, 생김은 냉장고와 싱크대 선반 등에 보관할 경우 녹아서 맛이 없어지거나 상할 우려가 있다. 마른멸치는 2~ 3일 정도는 그늘진 상온에 보관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밀봉해서 냉장고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농산팀 백호영 대리는 "화고(말린 표고버섯)는 그늘지고 건조한 곳에서 관리하면 상당기간 양호하게 보관할 수 있고, 수삼은 랩 등을 씌워 밀봉해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송이는 2~3일이 지나면 색상이 변하기 때문에 빨리 먹는게 좋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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