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른 귀성족, '일손돕기·농촌체험'으로 명절 맞이

징검다리 휴일 등으로 예년에 비해 긴 추석 연휴을 맞아 일찌감치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이 밀린 농작물 수확 등 일손을 돕는 등 훈훈한 명절 맞이를 하고 있다. 또 부모와 함께 농촌 할아버지와 친척 집을 찾은 도시지역 아이들은 삼삼오오 어울려 벼가 누렇게 익은 황금들녘에서 메뚜기를 잡거나 냇가에서 고기 잡이에 나서는 등 농촌체험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경남 진주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형호(40·상주 내서면) 씨는 지난 3일 부터 고향을 찾아 칠순 노부모의 일손을 거들고 있다. 김씨는 3일 고향을 내려오기가 무섭게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4천여평의 벼베기를 끝냈다. 사실상 칠순 노부모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던 일이다. 4일에는 이른 아침부터 전날 끝낸 벼를 햇볕에 말리는 작업에 매달렸다. 김 씨는 상주 내서면 낙서리 구 국도 아스팔트 바닥에다 벼들을 길게 펴놓으며 "그동안 짧은 명절 연휴탓에 얼굴만 내밀고 떠나기가 바빠 항상 마음이 아팠는데 올 해는 벼베기와 벼 말리기를 끝내고 돌아갈 수 있어 부모님 뵙기가 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작업에는 노부모와 김 씨, 부인 조영희(40)씨가 함께 나섰다. 3형제 중에 막내 아들 부부의 일손돕기로 벼수확을 마무리하게 된 노부모는 "평소 늘 하던 일이지만 오늘은 힘든 줄 모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친척집에서 추석명절을 보내기 위해 경기 수원에서 상주를 찾은 이소현(여·12)·재석(10) 남매는 사촌동생과 함께 메뚜기 잡이에 나섰다. 벼 잎새를 손으로 훓자 여기저기서 뜀박질하는 메뚜기들이 신기한 듯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이소현 양은 "서툰 솜씨여서 헛탕을 쳤지만 고모부(김준철·49·상주 모서면)가 메뚜기를 잡아줘 너무 재미있었다."며 "오후에는 엄마 아빠와 함께 친척 집 감나무밭과 도라지밭에서 일손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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