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한국 유학생이 정부 고위 공직자를 비롯,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모이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행정대학원)의 학생회장으로 선출되는 쾌거를 이뤘다.
주인공은 한동대 학생회장 출신의 최유강(31.공공정책 석사 과정)씨로, 1차 투표에서 다른 미국 학생 4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데 이어 5일 열린 1,2위 결선 투표에서 백인 후보 호세이 에드워즈에게 426대 288의 큰 표차로 승리를 거뒀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그는 어머니 고양님(60)씨가 치매노인 수발로 겨우 생계를 꾸릴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으며 대학 진학후에는 7년여를 가정교사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최씨가 불과 1달여의 짧은 선거 운동에도 불구,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학생과 학교간의 연락 역할에 그쳤던 종래의 학생회 활동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권익과 리더십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구체적인 신념과 비전이 있었기 때문.
그는 ▲ 학급의 인종적, 문화적 다양화 ▲ 전세계 고용주들의 방문 고용 기회 확대 ▲ 일반 학생들과 전문가들간의 대화 프로그램 개설 ▲ 하버드대 경영 대학원의 경영 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필적할 행정 전문지 '하버드 가번먼트 리뷰' 발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비전과 함께 지난 2001년 구속됐던 김영길 한동대 총장과 오성연 부총장의 석방을 위해 동료 학생 1천여명을 이끌고 구치소 앞 구명 시위에 앞장 섰던 일화에서 잘 나타났듯이 끈끈하고도 인간적인 리더십이 승리의 견인차가 됐다.
케네디 스쿨에는 약 900명이 재학중이며 이번 선거는 근래 가장 높은 77.6%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최씨의 선거 운동원으로 활약한 김윤지씨는 "참신한 공약과 최 후보의 열성이 학생들의 마음을 파고 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당선을 위해 동료 유학생인 프레드 수메이 전 탄자니아 총리, 크린삭 태국 국회 의원도 열심히 뛰었다는 것.
최씨는 "준비를 착실하게 해서 그런지 후보 토론도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었다"면서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감사한 데 남을 섬길 기회까지 갖도록 주위에서 도와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한동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그는 장차 국제법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
그는 특히 대학시절 로스쿨 교수로 근무중인 외국인 변호사들과의 인터뷰 훈련, 영어 수업 등 국제화된 한동대 환경이 자신의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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