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 대학생들이 얼굴과 팔에 검은색 칠을 한 채 대통령 집무 청사인 유니언빌딩을 방문, 눈길을 끌었다.
수도 프리토리아에 소재한 프리토리아 대학 소속 10명을 포함한 11명의 백인 남학생들은 5일 유니언빌딩을 방문, 대통령실의 한 관리에게 자신들을 백인이 아닌 아프리카인으로 분류해달라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정부의 흑인우대정책에 따라 자신들이 2류 시민으로 강요당하고 있다며 자신들도 흑인과 동일한 아프리카인으로 취급해달라는 주장에서 얼굴과 팔에 검은색 칠을 해 '블랙 아프리칸'으로 잠시 변신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
이들이 전한 2쪽짜리 문서에는 자신들을 백인이 아닌 아프리카인으로 표시한 노동부 문서양식이 포함돼 있다고 현지 언론 매체들은 6일 전했다.
노동부는 개정된 고용평등법에 따라 지난 5월부터 남아공의 모든 피고용인들에게 아프리카(흑인), 컬러드(coloured:백인과 흑인 혼혈), 인도 및 백인 등 네 가지 분류 가운데 소속 인종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 1994년 민주화 된 이래 흑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과거 백인 정권의 차별정책에 따라 피해를 입은 흑인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과거 백인정권에 의한 특별한 혜택을 받지도 않았으며 물론 흑인 탄압에도 가담하지 않은 젊은 백인들이 같은 또래의 흑인들에 의해 밀리는 상황이 발생하자 백인 청년들이 이를 또 다른 차별행위라며 당국에 개선을 호소하고 있는 것.
실제로 프리토리아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영국으로 이주한 여대생 데니스는 "흑인우대정책에 따라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흑인 여자-흑인 남자-백인 여자-백인 남자 순으로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남아공인종관계연구소(SAIIA)의 마르코 맥팔라니 연구원은 숙련된 기술을 지닌 백인들이 외국으로 이주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남아공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프리토리아뉴스는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약 84만명의 백인이 해외로 이주, 남아공 거주 백인의 인구가 약 16% 줄어들었는데 해외로 빠져나간 백인의 대부분은 전문 또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들이라는 것이다.
백인들의 해외 이주는 정부의 흑인 우대 정책과 함께 높은 범죄 발생률에 따른 치안문제 및 자녀의 미래를 걱정한 데 따른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남아공 정부는 오는 2010년 월드컵 대비를 위한 각종 인프라 구축 사업에 필요한 기술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에 따라 일본, 인도 등 해외에서 기술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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