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주재 몽골 대사관과 이 지역 몽골 교민들이 헝가리에서 한국에 이르기 까지 동서양을 잇는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인 몽골 제국을 건설했던 칭기즈칸의 동상 건립을 추진중이나 그의 대학살에 대한 기억 때문에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몽골 대사관측은 칭기즈칸 동상 건립이 아직 부지나 기금 조차 없이 초기 논의단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워싱턴 일대 몽골계 이민자가 콜로라도주 덴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몽골인 규모와 비슷한 3천명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킬 목적으로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몽골 건국 800주년을 맞아 사상 처음으로 이날부터 3일간 몽골 축제를 여는 등 몽골 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진 것도 한 요인이 됐다.
워싱턴 시내에는 인도대사관 부근에 인도의 정신적, 영적 지도자인 모한다스 간디의 동상이, 영국 대사관 앞에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 신문은 몽골 제국의 중앙아시아 침탈 당시 1천500만명이 학살됐던 끔찍한 기억 때문에 칭기즈칸 동상 건립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지난 5년여 간 몽골에 대해 연구해온 미국국립자연사박물관의 윌리엄 피츠허그 북극연구소장을 인용, 몽골인들이 친절하고, 몽골도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진 매혹적인 나라이지만 칭기즈칸 동상을 워싱턴에 세우는 것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칭기즈칸이 개혁적이었으며 종교를 용인하고 여성들의 대중 발언을 허용하는 등 여권을 신장시켰다는 점 등을 들며 칭기즈칸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는 것.
지난 2004년 베스트 셀러 '칭기즈칸과 현대적 세계의 건설'을 펴내 징키즈칸의 명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던 매컬레스터 대학의 인류학 교수인 잭 웨더포드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칭기즈칸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들 중 하나였으며 오늘날에도 그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면서 "우리들은 서양과 유럽 역사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그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에 동상을 세우려면 워싱턴 시청 기념 사업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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