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북핵'에 매수차익잔고 폭발할라…조마조마

주식시장에 프로그램 매물 긴급경보가 발령됐다.

선물 등 파생상품과 연계된 매수차익잔고(현물매수+선물매도)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가운데 '설마'했던 북핵 리스크의 재발로 이 매물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 2조6천억대 잔고..북핵없어도 부담 = 지난 4일 개장 직전 발표된 2일 장 마감기준 매수차익거래잔고는 2조6천26억원.

지난 8월 하순 이후 뚜렷한 매수세가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에도 코스피지수가 꾸준히 상승해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프로그램의 지속적 매수세였고 이는 매수차익잔고의 고공행진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9월14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당시 이미 2조원대를 웃돌았던 프로그램 매물의 청산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고조됐으나 당시 선물시장의 안정적 흐름으로 대부분 물량이 청산보다는 롤 오버(이월)을 택했다.

따라서 매수차익거래잔고의 누적분은 북핵 문제가 아니더라도 외국인의 선물매매 향방과 여기에 맞춰 춤을 출 선물시장의 베이시스에 따라 매물 홍수를 불러올 수 있는 잠재적 뇌관이 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의 선물매매 패턴을 고려해 볼 때 외국인의 선물매도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수급측면에서 단기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 실적실망+북핵악화 결합시 최악 시나리오 = 문제는 추석 연휴가 지난 이번 주에 북한 핵문제 뿐 아니라 증시 수급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도처에 깔려있다는 점이다.

우선 10일 LG필립스LCD를 시작으로 주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현재 이 회사는 3천억원대 영업적자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실제 발표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더 부진할 경우 실적에 대한 기대가 꺾이며 차익거래 청산욕구를 강화시킬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연휴로 시장의 각종 변수가 충분히 각종 지수와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게될 12일의 옵션 만기일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과거 북핵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이를 무난히 소화했던 시장이 4일에는 다소 부정적인 상황을 연출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리스크가 고조됐던 7월5일의 경우 시장은 하락출발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낙폭을 회복, 보합권까지 밀고 올라갔지만 이달 4일에는 오전장까지 양호한 움직임을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급락세로 돌변, 장중 낙폭이 28포인트 이상으로 커지며 '음봉'(시초가보다 종가가 낮은 상태)을 그린 것이다.

물론 그 원인은 9천157계약에 이른 외국인의 대량 선물매도공세와 이로 인해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의 영향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쌓일대로 쌓인 매수차익잔고가 터질 가능성은 시장의 내부요인만 봤을 때도 충분하며 '북핵'이 그 방아쇠가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며 "옵션 만기일도 다가온 상황에서 기업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이들 요인이 겹치면서 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