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글활용 숫자 '초성이'를 아시나요

한글 초성을 활용한 숫자 입력 방식을 개발한 교수의 '한글 사랑'이 이목을 끌고 있다.

호남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고갑천(48) 교수는 최근 업계, 학계 관계자 9명과 함께 '한글 초성활용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고 교수는 운동본부를 통해 20여년간 연구 끝에 개발했지만 무관심 속에 사장될 위기에 처한 한글 활용 숫자 입력 방식인 '초성이'와 '한글이'를 홍보할 예정이다.

'초성이'는 1(ㄱ ㅋ), 2(ㄴ ㅍ), 3(ㄷ ㅌ), 4(ㄹ ㅎ), 5(ㅁ), 6(ㅂ), 7(ㅅ), 8(ㅇ), 9(ㅈ), 0(ㅊ) 등 각각의 숫자에 한글 자음을 짝 지어 힘들게 번호를 외우거나 찾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도록 고안됐다.

가령 '사탕공장'은 전화번호 뒷자리를 '7319'로 등록한다면 사용자들은 'ㅅㅌㄱㅈ'만 입력하면 연결되는 방식이다.

이미 전화기 등의 숫자를 알파벳과 호환시켜 '5683'을 'LOVE'로 기억하기도 하는 영어권 국가의 글자 활용방식과 비슷한 개념이지만 한글은 초성만 활용할 경우 '당신을 사랑해요(378-7448)' 처럼 같은 숫자 수에 다른 어떤 언어보다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고 교수의 설명이다.

전화뿐 아니라 PC 자판기나 전자식 잠금장치 등에도 이를 접목하면 상대방 전화나 비밀번호 등을 쉽게 찾거나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상품화된 사례는 극히 미미해 2002년 초성자음활용 전화기 자판 문자입력 체계와 전화단축 다이얼링 시스템 등 2개의 특허를 얻은 뒤 전화기 업체와 디지털 잠금장치 등이 2개 업체가 이 방식을 활용한 것이 전부이다.

고 교수는 한글의 장점을 살린 시스템이 사장될 것을 우려, '초성이'에 모음 입력 기능까지 보완한 '한글이'를 휴대전화에 활용할 경우 생산업체에 특허권을 무상으로 사용토록 할 예정이다.

고 교수는 "유비쿼터스 시대 기술력의 성패는 인간과 기계의 소통정도에 달려 있다"며 "우리에게 익숙하고 과학성도 검증받은 한글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한글 사랑은 물론 사용자들의 편의도 크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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