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동현, 차세대 '저격수' 탄생

'한국 축구 공격의 최전방은 나에게 맡겨라'

'3기 베어벡호'의 부름을 받고 태극마크를 다시 단 김동현(22.루빈 카잔)이 최전방 공격수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거듭났다.

김동현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의 가나와 평가전에서 0-2로 뒤지던 후반 18분 추격골을 폭발시켰다. 1-3으로 완패했지만 한국은 김동현의 골 덕분에 겨우 영패를 면할 수 있었다.

선발 명단에 들지 못하고 후반 시작과 함께 오장은(대구)과 교체 투입된 김동현은 후반 18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염기훈(전북)이 수비수 한 명을 젖히고 왼발슛을 때린 것이 골키퍼 몸에 맞고 퉁겨 나오자 골문 앞으로 돌진하면서 왼발을 가볍게 대 가나 골문을 출렁였다.

A매치 데뷔골 맛을 본 김동현은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역시 가나는 세계적인 팀이라는 걸 피부로 느꼈다"면서 "데뷔골을 넣어 개인적으로는 기쁘지만 팀이 크게 져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우리는 아시안게임 멤버 위주로 경기를 펼쳤고 실제 훈련한 것도 사흘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 가나는 월드컵을 준비했던 멤버들"이라면서 "조직적인 면에서 가나가 한 수 위였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청구고에 다니던 2002년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소속돼 같은 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 선수에 뽑힌 김동현은 당시 촉망받는 기대주였다.

2003년 7월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오이타로 진출했지만 다음해 수원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K-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K-리그에서 2시즌을 뛰는 동안 대부분 경기에 출전해 종종 골도 넣는 나쁜 성적이 아니었음에도 김동현은 지난해 말 포르투갈 1부리그 SC 브라가로 전격 이적했고 지난 9월에는 러시아리그 루빈 카잔으로 임대돼 조직력과 파워를 앞세운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에서는 잊히는 듯 했다. 독일월드컵 당시 딕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도 그랬고 출범 초기의 핌 베어벡 감독도 김동현을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항상 염두에 뒀던 베어벡 감독은 3기에 이르러 김동현을 발탁했고, 김동현은 베어벡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키 187㎝에 몸무게 85㎏의 최전방 공격수로는 이상적인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가 일품이어서 '한국판 비에리'라고 불리기도 한 김동현이 향후 한국 축구의 최전방을 책임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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