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9일 정상회담은 불과 4시간30분전에 단행된 북한의 핵실험 강행 소식으로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청와대 본관 현관에서 기다리던 노 대통령은 오후 3시께 승용차편을 이용해 청와대에 도착한 아베총리를 맞았다.
노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한국말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환대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1층 한쪽에 마련된 방명록에 한자로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라고 서명한 뒤 노 대통령과 함께 회담장으로 향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전격적인 핵실험 탓인지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다소 긴장한 듯 발갛게 상기돼 있었으나 2층 접견실에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을 보자 이내 반가운 표정으로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단독정상회담에 앞서 양 정상은 접견실에서 취재진의 사진촬영에 응했으며, 노 대통령은 "총리 취임을 축하합니다. 취임 직후라 바쁘실텐데.."라고 말했고, 아베 총리는 "총리 축하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저와 한국 국민은 한일관계가 어느 나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 상황과 별개로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임을 예고했다.
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30분간의 단독정상회담에 이어 곧바로 1시간30분 동안확대정상회담을 가졌다. 확대정상회담은 당초 예정됐던 1시간보다 30분 초과해서 진행된 셈이다.
확대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다시 한번 아베 총리 취임을 축하한 뒤 "이번 회담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결론을 내는 것이 아니라 한일관계의 미래를 풀어가는, 대화의 실마리를 푸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양국 국민은 이번 회담이 좋은 방향으로 첫걸음을 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유익한 대화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 뒤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반 장관 등 배석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여러가지 바쁘신데 시간을 내줘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아까 (유엔 사무총장 내정자인 반 장관을) 소개 하셨는데 일본을 잘 부탁드린다"며 " 앞으로 유엔 개혁에 지도력을 발휘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단독 정상회담에는 한국측에서는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 라종일(羅鍾一) 주일대사, 청와대 송민순(宋旻淳) 안보실장, 윤태영(尹太瀛) 대변인, 이 혁(李赫) 외교부 아태국장이, 일본측에서는 시모무라 하쿠분 관방부장관,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주한대사, 하야시 하지메(林 肇) 총리비서관, 사사에 겐이치로(佐江賢一郞)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야마다 시게오(山田 重夫) 북동아과장이 배석했다.
확대회담에서는 한국측에서는 윤대희(尹大熙) 경제정책수석과 조명균(趙明均) 안보정책비서관 등이, 일본측에서는 이노우에 요시유키 총리비서관 등이 추가로 배석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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