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학탐구프런티어 금상' 대구과학고 박민경·성혜정 양

"대학 교수님한테서 조언을 듣고 대학 연구실에서 고급 실험기기들을 만지며 실험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대구과학고 2학년 박민경(17), 성혜정(17) 양은 지난 달 교육부와 국내 화학회사들이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공동 주최한 '제3회 화학탐구프런티어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고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는 환경, 에너지, 생명과학, IT 등 화학 분야의 창의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행사. 박 양 등이 제출한 '자주달개비 내의 침상결정체에 대한 연구'는 실생활 응용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자주달개비에는 침 모양으로 생긴 결정체가 있어요. 이 결정체 때문에 다른 초식동물들이 자주달개비를 먹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응용방법을 찾는데 매달렸어요."

자주달개비는 닭의 장풀과에 속하는 식물로 원형질 관찰이 쉬워 식물학 실험재료로 자주 쓰이는 화초다.

박 양 등은 과학고에 진학하면서 창의적 재량활동 주제를 자주달개비로 정하고 연구를 시작했다. 주어진 1년의 시간을 넘기고도 8개월이 더 걸린 것은 꼼꼼한 연구방식 때문이었다.

이윤호 지도 교사는 "두 학생은 경북대 기초과학 연구센터에 가서 전자현미경으로 사진도 찍어오고, 양이온 분석기나 원소 분석기로 결정체에 대한 분석도 해 오는 등 연구 태도가 아주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식물 생리학과 식물 형태학을 전공한 교수에게 직접 자문을 구하는가 하면 포항공대 전공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궁금한 점을 해결하면서 연구를 진행시켜 나갔다는 것.

이번 연구결과로 밝혀진 것은 자주달개비내 침상결정체의 응용방법. 박 양은 "동물이 먹기를 꺼리는 이 결정체를 추출해 대량 생산하면 친환경 농약으로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2학년을 마치고 조기졸업한다. 박 양은 서울대 수시에 지원을 해 놓았고 성 양은 카이스트 1차에 합격했다. 성 양은 "지난 1년간 실험하고 계획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이공계에 진학해 여성 과학도의 꿈을 키워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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