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아줌마들이 참 많았다. 어린 나에게는 친구 엄마도, 처음 보는 여자도 그냥 '아줌마'라고 부를 수 있는 대상이었다. 나보다 가족을 먼저 배려하고 가족을 지켜낼 수 있는 그들이었기에 아줌마들은 당당했다. 나이가 들수록 늘어나는 그들의 살만큼이나 나는 그들에게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내 주변을 둘러보면 아줌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나만해도 아줌마가 되기를 온몸으로 거부하며 가족을 배려하는 시간보다 나를 가꾸는 시간을 더 가지고, 내가 아줌마가 아니어야 내 가족이 나를 더 자랑스러워하며 더 행복해한다고 나를 위로하고, 스트레스를 참아가며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몸짱 아줌마에 이어, 몸짱 할머니들이 등장하는 요즘을 보면 나는 아마 평생을 몸매 가꾸기를 위해 스트레스를 참아가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 몸 가꾸기 열풍은 정말 나와 가족을 위해서인가? 물론 건강을 위해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신조어로 '몸짱'이란 말을 만들어낼 만큼 우리는 '적당한'을 넘어선 '과도한' 몸매 가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 건강보다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몸매 만들기에 빠져드는 듯하다. 심한 경우 거식증에 시달리며 체중을 줄여나가는 사람들까지 생겨난다고 하니 말이다.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이 몸짱 만들기 열풍에서 잠시 비켜나서 정말 이런 몸짱이 아름다운지,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 요즘의 몸짱이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낸 열풍이라면, 사회가 달라지면 이 몸짱의 기준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미래의 사회 분위기를 예상해보고 나만의 아름다움의 기준을 세워보고자 한다.
▶ 제1마당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체에 대한 탐구를 하고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미인들을 찾아 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지를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 제2마당
아름다워지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을 조사하여 보았다.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과 운동기구 등이 발표되었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들도 다이어트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 제3마당
미래의 사회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질까를 팀끼리 다양한 탐색 방법을 통하여 예상하고 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름다운 사람이란 어떤 모습일까를 토론한다. 각 조가 생각한 아름다운 사람을 발표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 제4마당
팀별로 발표를 하고 사회분위기를 잘 반영한 미래의 아름다움을 제시하였는가, 독창적인 표현 방식으로 발표를 하였는가, 얼마나 함께 협동을 하며 문제를 해결하여 나갔는가 등 다양한 평가 기준에 의하여 우수팀을 선정하였다.
박주미(이곡중 교사)
▨우수팀-동부중학교 2050 Eco Human Contest-D라인 몸매의 미인
아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은 현재의 아름다움이 너무 외적인 기준에 치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외적인 기준을 벗어나서 아름다움을 생각해 보고자 하는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볼 수 없는 적극적인 의견 제시와 즐거운 모습을 보였다. 미래 사회의 모습에 대해 아이들은 현재의 저출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환경 오염도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일 것이라는 결론을 얻은 아이들은 인체 내부의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내장기관의 건강한 움직임, 자외선 차단 역할을 할 수 있는 얼굴의 피지량, 생물농축량을 측정할 수 있는 모발의 건강상태 등을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결정하였다. 또한 미래의 저출산을 경고하여 현재의 S라인보다는 임신부의 D라인이 아름다움의 극치라는 기발한 생각도 해냈다. 물론 미래니까 이런 내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최첨단 장치도 개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결정한 아름다움의 기준을 제시하는 방법 역시 단순한 나열이 아닌 미인선발대회의 형식을 빌어 두 명의 남학생이 후보로 분장하고 여학생 중 한 명은 사회자, 나머지는 심사위원을 맡아 직접 대회를 치르며 두 명의 후보가 가진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재미나게 표현하였다.
▶ 김미진(동부중 교사) : 몸짱 프로젝트에 참여한 5팀 모두가 은근히 경쟁하면서 즐겁게 호흡을 맞춘 시간이었다. 나 역시 학생을 이끄는 지도 교사가 아닌 함께 고민하는 입장에서 아이들과 협동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또 다른 학생이었다.
▶ 권나은, 김민재, 김진우, 박나리(동부중)
단순히 반복되는 학교생활에서 이번 '창의 프로젝트 캠프'는 나와 친구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였다. 몸짱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어떻게 하면 다른 팀들보다 돋보이고 창의적인 결과물로 재미있게 발표할까를 고민하는 내내 친구들의 독특한 아이디어에 놀라고 나의 엉뚱한 생각에 놀라는 시간이었다. 미래 몸짱의 조건들을 과학적 지식을 조금 보태어 우리 나름대로 표현하려 애썼다. 처음에는 '창의 프로젝트 캠프'라는 이름만으로도 왠지 부담이 됐는데 다녀온 지금은 중학교 시절의 소중한 추억 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더 멋지게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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