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성공단 진출 지역기업 "투자 무산될까 걱정"

개성공단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기업들은 북한의 핵실험 사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정부의 대응책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9일 지역 업계에 따르면 개성공단 본단지 1차 분양을 받은 업체는 평안과 서도산업 등 섬유관련업체 2곳이다.

지난 1월 공장을 착공한 침구류 생산업체인 평안은 이르면 이달 말쯤 완공할 계획이다. 평안 관계자는 "핵실험에 동요되지 않고 공장 건설을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내수용 침구류를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었던 손수건 생산업체인 서도산업은 착공시기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서도산업 관계자는 "이달중 착공을 예정했다가 핵실험 사태가 터져 걱정된다."면서 "개성공단에 진출하는 일이 그리 급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개성공단 분양을 받은 섬유업계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진출을 검토중이던 지역 안경 및 우산·양산업계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경협이 경색되거나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개성공단 진출 계획 등에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개성공단 내 제조물품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인정받으려던 우리 정부의 노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광학조합 관계자는 "지역 10여 개 안경업체가 아파트형 공장이 건설되면 진출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계속 악화되면 진출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양산조합 관계자도 "지역 우산·양산 업체 30여 개 사가 다음달 개성공단을 방문, 투자가능성을 타진하려고 했는데 이번 사태로 무산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핵 위기의 여파로 내달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던 개성공단 본단지 2차 분양 일정의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토지공사는 1단계 개발면적 24만 평 중 아파트형 공장용지 3만 평, 일반 공장용지 9만 평 등 12만 평을 이달 중, 나머지는 연내 또는 내년초 분양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공장을 가동토록 할 방침이었다.

김익성 대구상공회의소 통상진흥부장은 "지역 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을 망설이는 시점에서 북핵 사태가 터져 지역 업체들의 개성공단 진출 의욕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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