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의 핵실험 성공 소식이 전해지자 6·25와 월남전 등 전쟁의 참상을 경험해 본 세대들은 끔찍했던 기억을 되살리며 하나같이 우려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염원하면서 전쟁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윤한수 6.25 참전소년지원병전우회 사무총장은 북핵사태 소식을 접하고 6.25 전쟁이 발발한 56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 당시에도 별다른 징후가 없다가 갑자기 전쟁이 터졌고 결국 소년병으로 참전했다는 것.
"'역사가 바로 미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의 기억을 잊은 채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는 젊은이들의 안이한 안보태세를 걱정했다.
그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한민족을 돕는 것은 인정하지만 국가안보는 다른 문제"라며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4, 50대가 좀 더 확실한 안보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로 6.25 참전유공자회 경북도 지부장은 "목숨 바쳐 구한 이 나라가 다시 핵 위기에 휩싸인 현실이 안타깝다."고 한숨 쉬었다. 그는 "북한이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벌였던 간에 정부는 단호하게 대처해 다시는 이런 무모한 시도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트남전 등 전쟁에 참전해 본 세대들은 정부 당국의 안이한 안보 교육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용득 상이군경회 경북도지부 지도과장은 "만약 전쟁이 났을 경우, 우리 젊은이들 중 과연 얼마나 전쟁터로 기꺼이 나가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국가의 정체성과 안보,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교육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형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권 경북 재향군인회장은 "전쟁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가 잿더미가 된 뒤에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 이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대 북한 정보 수집 능력 면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밀접하게 얽혀 있는 만큼 위급한 상황일수록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전쟁을 억지하는데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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