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의 핵실험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고 원 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항 철강업체와 구미공단 삼성, LG 등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 수출업체들이 앞으로 미칠 파장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포항지역 철강업체들은 외신을 토대로 생산품의 수출물량 및 가격변화 여부 등 북핵이 안고올 후폭풍을 나름대로 예상하며 정보분석에 들어가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기초소재를 주로 생산하는 포항지역 대형 철강사 관계자들은 "철강재가 직접 소비재가 아니어서 당장의 소비위축 등 심리적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주가 악영향을 우려했으나 주주이탈 조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주가도 오히려 강세를 보여 북한의 핵실험이 당장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항제철소 관계자도 "전쟁징후가 보일 때는 대책기구를 편성하는 등 비상시 대응전략이 있지만 핵실험은 전쟁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아직 정부나 회사 고위층으로부터 별다른 지침은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도 생산이나 판매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포항공단내 다른 대형 철강사들도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가하락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철근, 선재 등 건설·건축용 자재를 생산하는 중견·중소 철강사들은 가뜩이나 건축경기가 바닥인 상태에서 북핵실험 강행은 건설부문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켜 앞으로 경기전망을 더욱 흐리게 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 철근 제조사 임원은 "아파트 등 건축경기가 완전히 식은 시점에서 북측의 핵실험 강행은 건설업계에는 그야말로 핵폭탄으로 작용하고 이는 철강, 전기·전자 등 국내 다른 연관 산업계에도 직간접으로 상당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미상공회의소, 경영자총협회 등은 북핵문제가 당장 기업운영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자칫 이번 사태로 외국인 투자 감소, 해외 신인도 하락 등 경영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미상의 김종배 부장은 "올해 들어 환율 인상으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에 따른 추가 환율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뿐만 아니라 사태의 장기화로 해외 자금이 유출되고 결국 국내 대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구미공단의 주종 수출품목인 휴대전화 및 디스플레이 업계는 한결같이 북한 핵 실험과 관련해 노심초사 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북핵 사태로 구미공단의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 부품업체 역시 북한 핵 실험 소식은 장단기 악재일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체계 붕괴와 장기적으로는 해외 고객의 구매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IT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본사에서 북핵과 관련한 대책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국내 정치 불안정으로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는 등 국내 경제가 얼어붙으면 수출은 물론 내수에서도 상품 구매력이 소극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미시청 박상우 투자통상 과장은 "환율 상승 문제가 전체 수출업계에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경기악화 및 투자심리 위축 등 결국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구미시 투자통상 관련부서 직원들은 각 기업체를 대상으로 수출애로, 투자감소 등 문제점 파악에 나서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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