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R&D센터 설립 한국 본격투자 나서

2년간 최소 1천만달러 투자.. "北 핵실험, 투자계획에 영향없어"

세계적 검색 포털사이트 구글이 한국에 연구 개발(R&D) 센터를 세우고 한국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구글은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산업자원부, 코트라와 한국 내 R&D센터인 '한국 엔지니어링 센터' 설립 협약식을 갖고 한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참석한 앨런 유스타스(Alan Eustace) 구글 엔지니어링·연구담당 수석 부사장은 "한국 엔지니어링 센터는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지의 센터와 마찬가지로 1급(first class) 센터로서 한국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 필요한 모든 분야의 연구 활동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센터 개설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대한 조속히 센터 문을 열 방침이며 이미 국내에서 일부 연구 인력을 채용했다고 유스타스 부사장은 밝혔다.

유스타스 부사장은 1천만달러 등으로 알려진 투자 규모에 대해 "코트라와 약속한 최소 투자 금액이 있으나 얼마라고 정확히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센터의 목표는 최대한 뛰어난 기술자를 고용하는 것으로 인력 풀이 충분하면 투자가 더 늘어날 수 있으며 한국에 재능있는 기술자들이 많고 유용한 기술이 많아 최소 투자 금액 이상을 투자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는 "구글이 향후 2년간 최소 1천만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100여명 이상을 고용할 방침"이라며 "산자부도 2년간 12억5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센터 설립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유스타스 부사장은 "한국은 네트워크 인프라나 기술력, 이용자들의 기술 수용 등에서 세계 최첨단 시장"이라며 "특히 한국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 뿐더러 기술 개발, 테스트나 해외 수출에도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유스타스 부사장은 센터가 맡을 연구 분야와 관련해 "우리는 인력을 먼저 유치하고 해당 인력에 적합한 연구 과제를 결정하기 때문에 연구 분야도 특정 분야로 한정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한국 시장에서 구글의 낮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 기술자를 고용해 한국 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기업 인수, 투자, 제휴 계획에 대해 유스타스 부사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인수 등을 결정할 수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다"며 "우리는 각국 기업과 손 잡을 때 (단순) 제휴 방식을 가장 먼저 고려하지만 당장 발표할 제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전날 북한의 핵실험 발표와 관련해 유스타스 부사장은 "정치적 문제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확고한 한국 시장 투자 의지를 갖고 있으며 핵실험이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며 "이 사건이 예전에 일어났어도 지금과 똑같이 투자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세균 산자부 장관은 "이번 발표가 북한 핵실험 직후 해외 기업의 투자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약속한 구글에 감사하며 정부는 구글이 예정된 투자를 차질없이 성공적으로 집행하고 북한 핵 문제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화 코트라 사장은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코트라 무역관이 구글을 접촉해 투자를 권유했으며 약 1년간 구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국내 업체 면담을 주선하는 등 노력했다"며 "특히 올해 6월 정 장관이 직접 구글 본사를 방문해 투자 결정을 설득했다"고 투자 유치 과정을 설명했다.

구글이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해 한국 사업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그간 한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구글이 앞으로 현지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국내 포털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