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인 걸로 기억하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주눅이 들어 먹은 음식이 체할 정도였습니다.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제 와서 솔직하게 하는 말이지만 2회차부터는 이 분을 맞상대해서 쓰러뜨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봉태규가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대선배인 백윤식을 상대로 해서다. 두 사람은 11월 개봉 예정인 코미디 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감독 김성훈, 제작 투모로우엔터테인먼트·아이러브시네마)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출연한다. 전은강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봉태규는 1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백윤식과 공연한 소감을 묻자 "그 전에 한 작품을 같이 할 뻔 했는데 이뤄지지 못해 언젠가 꼭 만나고 싶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며 "내가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면 선생님께도 피해가 되고, 나도 잘 하지 못해 영화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해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봉태규는 백윤식을 꼬박꼬박 '선생님'이라고 칭했다.
이에 대해 백윤식은 "봉태규는 참 맑은 연기자"라며 "발돋움하고 피어나는 연기자다.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후배의 다소 도발적인 발언을 선배다운 면모로 받아들였다.
'애정결핍…'은 5년차 홀아비 동철동(백윤식 분)과 혈기왕성한 18살 아들 동현(봉태규)이 자식 둘을 두고 있는 이혼녀 미미(이혜영)를 향해 동시에 구애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 설정 자체에서 코믹함이 물씬 느껴지는 영화 내용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110분을 즐겁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돌아서서 다시 생각해보면 뭔가 느껴지는 해학을 담으려 했다"고 소개했다.
'범죄의 재구성' '싸움의 기술' '타짜'에서 누군가의 선생 혹은 스승 역으로 출연해온 백윤식은 본격적인 코믹 연기를 보여주게 된다. 독특한 발성법과 흉내 낼 수 없는 표정 연기로 순간순간 위트와 코믹함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그의 코미디 연기가 기대되는 작품.
그는 "캐릭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어찌 보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며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어서 리얼하게 접근하려 했다. 봉태규, 이혜영과의 호흡이 잘 맞았다"며 "영상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아 풀어가기가 어려운 작업일 수 있었는데 김감독이 잘 풀어줬다"고 흡족해했다.
봉태규는 "시나리오 만큼 재미있는 영상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지만 역시 감독님의 공이 컸다"고 말하며 "사실 이보다 더 민망한 연기도 해봤기 때문에 다른 건 별로 어렵지 않았는데 시나리오에 써 있는 딱 한 줄 '배에 '왕(王)'자가 새겨있다'는 지문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감독이 꼭 표현해주길 바래 두 달 동안 헬스클럽을 갔는데 심지어 감독은 "그냥 '왕(王)'자도 아니고 발육이 덜 돼 말라서 근육이 생긴 듯한 '왕'자"를 요구해 매일 팔굽혀펴기를 300개씩 하면서 속으로 투덜거렸다는 것.
모처럼 영화에 출연하게 된 이혜영은 최근 전 남편 이상민과의 법적 분쟁 등 괴로운 심경은 잊은 채 밝은 목소리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첫 키스신 상대가 손지창 씨였는데, 첫 베드신 상대가 백윤식 선배여서 내가 늙긴 늙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하며 밝게 웃은 후 "민망한 장면도 있었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다. 모처럼 스크린에 복귀하게 됐는데 백윤식 선배와 봉태규 씨가 있어서 '묻어서 열심히 가자'고 생각했다. 두 분께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느끼고, 어느 순간 나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준 영화"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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