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칼럼] 언어적 차이서 한국 비즈니스문화 읽기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은 매우 이질적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국인 비즈니스맨들은 한국의 문화 환경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하고 이제까지 관찰한 내용들에 점차 순응해 간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으로 인정하면서 한국인 비즈니스 파트너를 바꾸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이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쪽으로 움직여나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차이와 충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목표를 일치시키고 수용하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한국인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요소 중의 하나가 한국어를 영어라는 다른 언어로 번역하거나 통역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이다. 특히 한국의 비즈니스 종사자들은 영어에 대해 아주 좋은 교육을 받았다. '말하기'를 제외하면 적어도 쓰기와 읽기에 관한한 대부분 흠잡을 데 없다.

그런데 문제는 영어를 표현할 때 한국적 표현을 바로 직접적인 영어로 번역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한 대표적인 예가 한국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아마도(May be)'와 '죄송합니다(I am sorry)' 라는 표현일 것이다.

# "아마도(May be)"

한국 사람들이 이 표현을 사용할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널리 사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서양의 문화에서 이 표현은 어떤 질문에 대해 전적으로 '불확실한' 의미의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진다는 점이다. 필자의 입장에서도 이 같은 문화적 또는 언어적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기가 힘들다. 다만 한국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어떤 일이 특정한 날까지 끝낼 수 있는지, 또는 KTX를 이용하는데 정확히 원하는 시간에 탈 수 있는지 물어보는데 그 대답이 '아마도' 라면 어떻게 될지 한번 상상해 보라. 이런 대답을 듣는 서양인으로서는 어떤 일이 기한 내에 완성된다는 것인지, 그 기차를 원하는 시간에 탈 수 있다는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여간 혼란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5년 이상을 살아 온 필자로서도 여전히 혼란스럽지만, 필자가 아는 한 이 표현은 긍정적인 대답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다.

# "죄송합니다(I am sorry)"

이 표현 역시 서양문화에서는 미안하다는 아주 간단한 표현인데 반해 한국 비즈니스 문화에서는 어떤 일이 성취되지 않았거나 이행하지 못했을 때 그 이유를 설명하는 변명이나 근거로 사용되곤 한다.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하나의 공식처럼 거의 예외없이 흔히 듣는 대답이 '죄송합니다' 라는 표현이고, 이 말 하나로 문제가 일단락되곤 한다. '왜?' 라는 물음조차 하지 못하도록 하며,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어떠한 기술적이거나 정황적인 설명은 없이 그냥 '죄송합니다' 라는 대답뿐이다.

그렇다고 이러한 대답에 화낼 필요는 없다. 그러한 부정적인 결과의 진짜 이유가 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바로 그 자리에서 보다 많이, 자세히 물어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전형적인 대답은 나쁜 소식을 전하는 것을 피하고 모든 일을 '평화로운 상태'로 두고자 하는 한국 문화의 매우 오래된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 때문에 이러한 표현이 진실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결코 아니며, 단순히 문화적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셰 샤론 대구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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