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회의원 '핵! 날벼락'…국정감사 준비 '비상'

여야가 국정감사 일정을 이틀씩 순연하면서까지 이번 국감을 안보에 '올인'키로 하면서 국회의원 사무실에는 비상이 걸렸다. 의원 및 보좌진들은 준비해온 자료를 접고 새롭게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소재를 찾느라 분주하다.

여야 5당은 10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11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 일정을 13일로 연기해 이틀씩 순연키로 했다. 상임위별 국감 일정도 조정될 전망이다.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인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10일 통외통위 국감 일정의 전면 재조정을 제안했다. 해외공관 국감 일정을 유엔과 북핵문제 관련 국가 방문 쪽으로 집중하자는 것이다.

이같이 국정 전반을 점검하는 국정감사가 북핵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은 기존 전략을 긴급히 수정하고 나섰다.

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자로 내정된 정종복(경주) 의원은 10일 북한 핵실험 소식을 접하자마자 준비했던 대정부 질문 초고를 수정했다. '바다이야기' 사태와 '경주 역사문화도시 건설사업 특별법' 처리 문제에 대해 각종 자료를 준비하며 원고를 마련했으나 이를 '폐기' 처분하고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새로운 소재를 찾기 위해 나섰다.

산업자원위원회 소속 이명규(대구 북갑) 의원실은 북핵 사태로 된서리를 맞은 경우다. 한전 등 산업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의 비리를 캐내 9일 언론에 공개하려고 한 방송사와 인터뷰 약속까지 잡았으나 갑자기 취소돼 버렸다. 이 의원 측은 "국가적 초비상사태에서 정부의 문제점만 파헤칠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칫하면 몇 달을 공들여 준비한 자료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놓였다."며 "대신 국감 초점을 북핵으로 돌려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일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 이상배·임인배 의원실의 젊은 보좌진들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추석 연휴까지 반납하면서 공들여 온 자료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 이 의원실의 비서관은 "꼬박 두 달을 밤샘하다시피 해서 만든 자료들이 무용지물되는 것도 그렇지만 앞으로 북핵과 관련한 자료를 만드느라 밤을 새울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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