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핵실험' 북한, 핵무기 활용 가능성은 '낮아'

북한이 지난 9일 핵 실험을 했지만 핵 탄두를 미사일에 탑재, 당장 실제 핵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은 일단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번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을 핵무기화하는데 성공했고, 향후 핵탄두 탑재 기술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여 우리 정부의 대응책 마련이 이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함택영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으로 핵탄두 탑재를 위한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개발시켰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북한의 핵무기 기술이 고난위 수준까지 올랐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핵무기 소형화 기술은 미사일에 핵을 탑재하기 위해 무게를 1t 이하로 낮추고 폭발력을 1kt 이내로 줄이는 것으로 현재 북한의 기술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핵 실험전까지 전문가들 사이에 알려진 북한의 핵탄두 탑재능력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일류신-28 폭격기를 이용하는 수준이었다. 북한이 현재 가졌다고 추측되는 800여기의 스커드, 노동, 대포동 1·2호 등의 미사일은 사실상 핵탄두 탑재가 불가능하다는 것.

결국 북한이 할 수 있는 핵무기 탑재방법은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투하 처럼 폭격기를 이용해 고공 투하하는 재래식 방식 뿐이다.

핵탄두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핵 전문가들이 강한 우려심을 드러내는 것은 그동안 옛 소련과 핵무기 보유국으로부터 많은 기술과 정보가 이미 북한으로 유출, 핵탄두 탑재 미사일 개발은 시간 문제라고 보기 때문.

또 지난 7월 5일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을 하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옥준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옛 소련이 무너졌을 때 핵무기 개발 기술을 가진 핵심인력들이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핵보유국으로 대량 빠져나갔다."며 북한 역시 이 시기에 핵개발 프로세스와 핵심 기술을 습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그는 또 "핵탄두 탑재 미사일 발사기술을 북한이 가지는데는 채 몇년의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을 새로 개발하는 것이 아닌, 이미 알려진 기술을 습득하고 실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번 핵 실험을 강행한 것은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발사가 목적이 아닌 미국을 향한 잠재적인 핵 위협국이 되려는 목적이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조원 전 북방정책연구소 연구위원(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이번 핵실험은 우라늄이 아닌 플라토늄으로 기폭 장치를 이용해 폭발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북한의 이번 핵실험의 실질적인 위협은 바로 핵무기가 제 3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핵 실험 후 하루만에 미국이 유엔 결의안 초안을 작성하는 등 해상봉쇄나 경제제재를 취하는 것은 대량 살상무기가 유출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 기술을 가지게 돼더라도 실제 발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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