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지난 1997년 국민소득 2만 달러 목표를 앞두고 맞은 외환위기 쇼크에서 장기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등의 잇단 악재에 발목 잡힌 우리 사회가 또다시 북핵이라는 직격탄을 맞아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악재의 잇따른 등장으로 인해 해외투자가들이 발길을 돌리면서 경제가 더욱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게다가 불안한 국내 사정에 환멸을 느껴 해외로 떠나는 '엑소더스 코리아' 물결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 핵실험 발표가 전해진 9일, 개성공단 진출을 계획하던 10여 곳의 지역 업체들은 긴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될 경우 남북경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큰데다 사회불안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수출여건이 악화돼 수출에 목을 매는 지역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덩달아 커진 것.
안경테 제조업체인 유진광학 송진용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투자를 할때 가장 걱정하는 것이 남북 대치에 따른 불안한 상황인데, 끝내 터지고 말았다."며 "해외투자가들의 발길이 끊기고 수출길이 막히면 수출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줄도산할 수 밖에 없다."고 허탈해 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김익성 통상진흥부장은 "20여 곳의 지역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북핵 사태가 불거지면서 사실상 힘들어지게 됐다."며 "앞으로 사태를 지켜 봐야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개성공단에 진출하고자 하는 지역업체들의 의욕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불안한 사회는 해외이주를 결심하는 사람들을 증가시키고 있다.
대구지역의 이민자는 지난 2002년 556명에서 2003년 638명, 2004년 722명, 2005년 819명으로 해마다 10% 이상씩 늘고 있다.
고려이주개발공사 우병준 대구지사장은 "자녀교육도 문제지만 장기간 불황에 허덕이는 경기 여파에다 매번 불안감만 가중시키는 일이 터지면서 국내 현실을 비관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영남대 사회학과 백승대 교수는 "불안감이 사회 전반에 점점 짙게 깔리면 해외투자가는 물론 우리 국민마저 등을 돌리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정책과 국가발전을 위한 비전을 세우는 등 안정된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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