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1일 전직 대통령 오찬 회동과 관련,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어제 불편하게 했던 일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측의 동교동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노 대통령이 이날 아침 전남대학교 특별강연차 광주를 방문한 김 전 대통령의 숙소로 전화를 건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전날 청와대에서 가진 전직 대통령 오찬에 김 전 대통령이 참석한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한 뒤 대북 포용정책과 관련, 전직 대통령들 사이에 논쟁이 오간 것 처럼 비춰진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실험 상황 진단과 대책 의견수렴을 위해 마련됐던 전날 전직 대통령 초청 청와대 오찬에서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햇볕정책을 승계한 포용정책의 공식 폐기를 촉구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공개사과를 촉구했었다.
김 전 대통령이 이날 전남대에서 진행한 지역인사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여당 의원은 "어제 전직 대통령 오찬의 모양새가 이상하게 된데 대해 노 대통령이 김 전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노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알겠다"고 답한 뒤 "전화주신 김에 한 말씀 드리겠다. 대북 포용정책이 왜 죄인가"라며 햇볕정책 실패론은 타당하지 않고 대북 포용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평가에 대해 이해를 표시한 것으로 안다고 동교동 관계자가 전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9시께 노무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드렸다"며 전화통화 사실을 확인하면서 "어제 자리에 와주신데 대한 감사의 전화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오찬에 참석했던 전두환(全斗煥), 김영삼 전 대통령과는 별도 전화통화를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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