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스 닥터] 보약과 금기식품…숙지황·무는 '상극 궁합'

가을이 되면 보약을 찾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한약을 먹을때면 '먹지말라'는 음식이 너무 많다. 따르자니 먹을것이 없고 무시하자니 웬지 찜찜한 기분. 이런 이유로 한약을 멀리 하는 이들도 있다. 금기식품은 왜 생겨났으며 꼭 지켜야하는지 궁금해진다.

한약에 따라 음식을 가리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다. 이른바 기미론(氣味論)이다. 만약 속이 차서 인삼과 부자를 먹는 사람이 얼음과 성질이 찬 맥주나 오이 보리를 먹으면 병이 빨리 낫지 않는 다는 이치다. 또 다른 이유는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약에도 궁합이 있다는 것이다. 당귀와 녹용은 찰떡 궁합이다. 이같이 궁합이 아주 잘 맞는 음식이 있는 반면 잘 안맞는 궁합이 있기 때문에 금기식품으로 정해 놓은 것이다.

숙지황을 예로 들어보자. 이 약재는 감초만큼이나 많이 쓰이는 약재이다.그런데 이 약재가 바로 무와 서로 상극이다. 숙지황은 '음'을 보해주는 으뜸가는 약재인 반면 무는 '양'의 대표 식물이다. 따라서 함께먹으면 서로의 기운이 상충돼 숙지황의 효과가 제대로 발휘 될수없다고한다. 정확히 말하면 숙지황이 든 한약을 먹을때 무를 먹으면 안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약효가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금하는 것이다.

금기식품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다. 돼지고기는 그 성질이 차기 때문에 일반적인 보약들과는 반대의 작용을 한다. 특히 배가 찬 사람이나 소화력이 떨어지면서 변이 자주 물러지는 사람들은 보약을 먹을때 돼지고기를 피할것을 권한다. 반면 닭고기는 열성이므로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하는것이 좋다.

김한균 청산한의원 원장은 "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결탄코 금해야하는것이 아니다. 위나 장에 부담이 없을 정도의 소화만 잘 된다면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다만 이들 고기를 피하라고 하는것은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 그리고 지나친 포식을 피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 다음이 밀가루와 술이다. 면종류 즉 밀가루 음식은 성질이 차기때문에 피하라고 하는것이다. 평소 밀가루만 먹으면 속이 좋지 않다고 하는 이들은 당연히 더 주의해야한다. 술은 열성이다. 그래서 술은 일시에 흥분 작용을 일으켜 정상적인 기의 흐름을 교란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흐름을 바로 잡기위해 보약을 먹을때는 술은 되도록 피할것을 권한다.

찬음료도 금기식품중의 하나. 특히 따뜻한 성질의 보약을 복용할때는 찬 맥주나 빙수 수박 찬물 같은 피하는것이 좋다. 기껏 몸의 기운을 끌어올리고 보약을 먹는데 찬물을 끼얹는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역시 지나치지 않으면 괜찮다는 것이 한의사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한약 복용시 정말로 기억해야할것은 무엇을 먹어야하나 무엇을 먹지 말아야하나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제 시간에 약을 복용하는 데에 더욱 신경을 써라고 말한다.

이외에 골고루먹고 과식하지 말며 불규칙인 생활을 하지 않아야한다.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충분히 중화되기 때문이다. 또 보약을 먹을때 주의해야할 사항은 보약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보약만 믿고 생활습관을 엉망으로 한다면 차라리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또한 한약의 오 남용 역시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김순재 편집위원 sjkim@msnet.co.kr

도움말 : 김한균 대구시 한의사회 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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