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노벨문학상 터키의 소설가 오르한 파묵 수상

스웨덴 한림원은 12일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터키의 소설가 오르한 파묵(54)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터키 이스탄불 출신인 파묵이 "고향 이스탄불의 우울한 영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문화간 충돌과 복잡함에 대한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고 수상자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어 "파묵은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오토만 가족 환경에서 더욱 서구화된 생활양식으로의 변화를 경험했다"며 "그는 이런 경험을 3세대에 걸친 가족 연대기에 관한 자신의 첫 소설에서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한림원은 파묵이 세번째 소설인 '하얀 성(White Castle)'으로써 국제적으로 데뷔했다면서 이 소설은 17세기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지만 내용은 주로 우리의 자아(ego)가 서로 다른 종류의 이야기와 허구 위에서 어떻게 형성되는 지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설에선 인격이 가변적인 구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한림원은 말했다.

터키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인 파묵은 특히 지난 1월 '터키의 정체성(Turkish identity)'를 모독, 터키 형법을 위반한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그는 또 살만 루시디에 반대해 이슬람 칙령을 비난한 이슬람 세계의 첫 작가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스웨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터키에선 어느 누구도 제1차 세계대전기간에 저질러진 100만명의 아르메니아인 살해나 최근 수십년에 걸친 3만명의 쿠르드족 살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고 '폭로', 터키 민족주의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의 작품으로는 '하얀 성'(1991년) 외에도 '새로운 인생'(1997), '내 이름은 빨강'(2001), '눈'(2004) 등이 있다.

파묵은 베스트 셀러인 '내 이름은 빨강'이나 '눈' 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간 충돌을 묘사했다. 이런 충돌양태는 발전을 위한 터키의 몸부림 과정에 가로놓여 있는 문제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로 오른 40여명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던 파묵은 노벨상 수상으로 자신의 이름을 세계무대에 더욱 떨치게 됐고, 1천만 스웨덴 크로네(140만달러)의 상금도 거머쥐게 됐다. 노벨상 제정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릴 축연에도 초대됐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영국의 외교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온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에게 돌아갔다. 그의 수상으로 인해 한림원은 반미(反美) 성향 또는 좌파경향이 있거나 정치적 의도를 지녔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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