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민들, '지역기업 선호도' 큰 폭 하락

대구시민들의 뜨거웠던 토종 기업 및 상품 사랑이 급속히 식고 있다.

외지 기업의 공세, 유명 브랜드 선호 등 지역민들의 소비성향이 변화하면서 지역 토종 기업들이 고전을 겪고 있는 데다 자본 역외유출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의 민간 발주공사 수주액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건설업체의 수주액 4조 2천315억 원 가운데 외지 업체가 82%를 차지한 반면 지역업체는 18%에 불과했다. 지역 업체의 수주비율은 2003년 47%, 2004년 33%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지역 주택업체들의 아파트 시공률도 2003년 36%→2004년 24%→2005년 20%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는 지역민들이 재건축 및 재개발사업 추진시 대기업 브랜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외지 건설업체의 민간공사 독식으로 자금의 역외유출도 심화되고 있는 형편이다.

지역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역 백화점의 경우 90년대 후반까지 매년 20~30%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지만 현재 매출 신장세는 한자리수에 그치고 있다.

지역 한 백화점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급속히 늘어난 데다 외지 백화점까지 진출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지역민들의 토종 백화점 사랑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등 세계시장과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지역 제조업체들도 지역 시장 점유율이 예상보다 낮아 고민하고 있다.

LCD TV 전문기업인 디보스의 대구지역 판매 비중은 전국시장의 5~7%에 불과한다. 디보스는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면 판매비중이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소기업 브랜드의 한계와 마케팅 부족 등으로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심봉천 디보스 대표는 "아직까지도 디보스가 향토기업인지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면서 "지역 업체는 지역민들이 사랑하고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MP3플레이어를 생산하는 현원도 내수시장 가운데 대구시장의 판매비율이 5%에 불과, 점유율 10%를 목표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대구지역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인 '쉬메릭'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2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2억 원에 비해 19.6% 증가했지만 유명 브랜드에 비해서는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형편이다.

도기만 대구상공회의소 통상진흥팀장은 "지역민들이 지역 중소기업들의 품질좋은 상품들을 애용해야 중소기업들도 성장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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