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 생산의 약 10%를 담당하는 울진원자력발전소가 최근 6기중 4기가 고장 등으로 가동이 중단돼 지난 1988년 상업운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특히 추석전인 4, 5일 이틀 동안에는 1, 2, 3 호기 등 3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사고 및 고장이 났고 일부는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해 정비를 끝낸 뒤 재가동하면서 다시 고장이 나는 등 정비과정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13일 한국수력원자력(주) 울진원자력본부에 따르면 2호기가 11일 오후 3시 40분쯤 원자로 냉각재 계통 압력을 조절하는 가압기 살수밸브가 고장이 났다. 이날 고장은 발전기 냉각용 수소 누설량 증가로 지난 5일 가동을 중단해 정비를 끝내고 6일만에 재가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4일 오전 10시 36분쯤에는 3호기가 주발전기에 이상이 생겨 가동을 중단했다. 3호기는 지난 달 26일 발전을 정지했다가 이틀만인 28일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6일만에 다시 고장을 일으켰다.
또 이날 오전 11시15분쯤에는 1호기가 직원의 실수로 원자로 출력을 7.5% 줄였다. 이 사고는 한수원 협력업체인 한전기공 직원이 같은 날 발생한 3호기의 발전정지 영향이 인근 발전소로 미칠 것을 우려해 고장파급방지시스템을 가동하던 중 실수로 기기 조작을 잘못해 울진~동해간 송전선로가 차단되면서 발생했다.
5호기는 예방 정비를 위해 지난 달 9일부터 가동을 중단했으며, 13일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울진원전 민간환경 감시기구 남철원 부위원장은 "10일 동안 4기가 동시다발적으로 고장이 나고, 정비를 끝냈는데도 다시 고장이 난 것은 원전측의 발전소 운영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진원전본부측은 "정확한 사고, 고장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함께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진에는 국내 총 20기의 원전 중 6기가 있으며 생산해 내는 전력은 서울시의 1년치 사용량에 이른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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