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신랑과 가창 댐 근처에 있는 야산에 놀러갔다. 산을 오른 지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곳곳에 도토리 나무가 보였다. 마음 같아서는 떨어진 대로 다 주워담고 싶었지만 묵을 만들 자신도 없을 뿐더러 얼마 전 뉴스에서 다람쥐의 먹이가 없어 죽어간다는 말이 생각나 줍지 않았다.
내 희미한 기억으로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거실에 둔 도토리를 삼켜 기도가 막혀 죽을 뻔한 이후로 나는 도토리묵을 좋아하지 않는다. 얼마 전 읽은 책에서 도토리 열매가 둥근 이유는 땅에 떨어지자마자 멀리까지 굴러가 햇빛이 잘 들고 기름진 땅에 뿌리내리기를 바라는 어미나무의 염원 때문이라고 한다.
열매를 떨어뜨리고 나서 잎을 이리저리 흩날리는 것도 어미나무가 멀리까지 굴러간 열매를 잎으로 덮어 겨울 동안 얼어 버리는 걸 막으려는 지혜로운 희생인 것이다. 이렇게 하찮게 보았던 도토리에도 그렇게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기적인 내 자신을 반성했다.
앞으로 도토리처럼 어렵고 힘든 세상사를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슬기를 키워야겠다.
이수진(경북 경산시 백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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