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 무대에서 현실이 됐다. 시공을 초월한 스펙터클한 연출은 소름을 돋게 했다. 상공의 화염 속에서 불을 뿜으며 날던 헬리콥터가 무대에 깜짝 등장했고, 영상 속 비는 무대 아래 위에서 신출귀몰하게 등장했다.
비가 1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투어 프리미어 '레인스 커밍(Rain's Coming)'으로 존재감을 확인시켜줬다. 마돈나의 공연 '컨벤션'을 연출한 감독 겸 안무가 제이미 킹 등 할리우드 스태프가 참여하고 노래당 1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공연이 될 것으론 예상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이날 공연의 특징은 세계적인 공연전문 비주얼 감독 다고 곤잘레스가 만든 비디오 아트를 이용해 곡마다 개별 콘셉트로 구성했다는 점.
오프닝인 4집 타이틀곡 '아이 엠 커밍(I'am Coming)' 무대는 SF영화 속 전투 장면으로 시작됐다. 짧은 머리에 밀리터리룩을 입고 헬리콥터에서 내린 비는 댄스의 강약을 조절하며 무대를 누볐다. 쿵후 동작을 하다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자 4만여 관객의 '꺅' 소리가 잠실벌을 달궜다.
4집 신곡 '내가 누웠던 침대'는 스토리가 있는 뮤지컬로 꾸며졌다. 스크린 속에서 연인의 배신에 아파하며 장미꽃을 들고 한없이 달리던 비는 무대 위에 나타나 무릎을 꿇고 절규하듯 노래했다. 객석의 팬들은 "불쌍해, 정말 눈물 날 것 같아"라며 몰입했다.
스크린 속 영상은 기존 국내 공연과 확연히 차별화됐다.
히트곡 '태양을 피하는 방법' 때는 작렬하게 타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난' 때는 떨어지는 빗속에 온몸을 흠뻑 적시며 노래했다. '잇츠 레이닝(It's Raining)' 때는 흰 천 뒤에서 그림자 춤을 추는 '섀도 댄스'를 선보였다. 비가 '고! 스크림(Go! Scream)'이라고 외치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했다.
4집에서야 비로소 메시지를 담았다는 비는 이날 신곡 '프렌즈(Friends)'를 부르며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과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노래를 하며 두 팔을 벌린 비의 몸에는 어느덧 활짝 펼친 천사의 날개가 달려 있었다.
비는 "음반 재킷 속 내 가슴의 별 표식은 전쟁, 평화, 고통, 희망, 사랑 등 5가지를 상징한다"며 "이는 전쟁과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을 사랑으로 감싸안고 평화롭고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라고 밝혔다.
강렬함, 섹시미, 귀여운 미소를 선사한 비는 '천사의 날개를 단 전사'였다. 비는 12월부터 6개월간 12개국을 돌며 35회 공연을 펼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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