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직장인들의 인생 목표가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돈'승진'성공보다는 안정된 미래를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1970년대 이전의 소위 '압축 성장 세대'에겐 이 바람이 '伏地不動(복지부동)'이나 '모럴 해저드 현상'쯤으로 보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무너진 데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유롭지 않은 탓이지 않은가.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 선호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건 취업 준비생들뿐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公職(공직)이 부럽기 때문일 게다. 게다가 판사'검사'변호사'회계사'의사'한의사 등 이른바 '사'자 돌림 專門職(전문직)은 갈수록 '뜨거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의사'한의사는 안정된 미래는 물론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자유로울 수 있어 錦上添花(금상첨화)로 여겨진다.
○…醫'齒醫學(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30대 회사원들이 대거 도전하는 양상이다. 이 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진학을 위한 의'치의학 교육입문검사의 올해 응시자 중 30대 이상 비율이 23.1%다. 지원자 수가 지난해 664명에서 1천12명으로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한편 30대 재학생은 의학전문대학원 14.7%, 치의학전문대학원 22.8%이며, 건국대의 경우 재학생 80명 중 무려 24명(30%)이 직장을 버리고 의사의 길을 택한 학생들이다.
○…학원가에도 이 바람에 30대 직장인 수강생이 급증하는 추세다. 서울메디컬스쿨은 2004년에는 30대 늦깎이 수강생이 10%도 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30% 이상으로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직장을 가졌던 젊은이들도 제2의 인생으로 停年(정년)이 없고 일 자체의 만족도와 사회적 인정도가 높으며, 고수익도 보장되는 의사의 길을 걷는 경향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우리나라는 高齡化(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출산율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서러운 황혼'의 恨歎(한탄)의 소리가 날로 더해지는 세상이다. 젊은이와 중'장년들도 사정이 조금도 낫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나라 장래가 어떻게 될까. 누구나 '가늘고 길게'를 좇거나 '사'자 직업만 바라본다면 사회 전반에 어떤 결과를 낳게 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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