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에도 여성 구심점 필요 "여성종합센터 세우자"

여성발전을 위해서는 경북도에도 서울 여성플라자나 전남 여성플라자처럼 여성정책 개발이나 집행 기능을 수행하고, 각급 여성단체 간 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경북도 여성종합센터'가 시급하게 마련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여성이 스스로 능력을 개발하는 것 못지 않게, 여성을 조직화하고 단체 활동을 통해서 정책결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북도의 경우, 여성발전에 대한 안목을 미리 갖고, 여러 지원을 했으나 지금은 후발주자들보다 쳐지는 실정이어서 개선의 여지를 더한다. 전 경북여협 회장이자 걸스카우트 명예총재인 채옥주 경북도의원(교육환경위)이 최근 경북도의회에서 여성단체, 여성발전기금, 여성정책개발원 등과 관련애서 질의를 한 것을 기본으로, 경북여성의 발전의 방안을 타시도와 비교해본다.

◇ 7%만 자체 사무실 확보

경북 도내 23개 시군에는 각종 여성단체가 500 여개, 회원은 35만 명이나 된다. 이는 경북도 여성인구의 26.1%이자 여성단체에 참여할 잠재가능성이 높은 30-60대 여성인구의 42.7%에 해당된다. 그러나 여성단체들이 처해있는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도내 여성단체 가운데 최소한 자유로운 활동과 이용이 보장된 독립 사무실을 갖고 있는 단체는 7%에 불과하다. 사무실이 아예 없는 단체도 31.4%에 이른다. 절반 이상은 공공기관이나 관공서에 사무실에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여성단체의 경우, 기부문화의 미성숙으로 인한 기금 마련조차 쉽지 않아 재정여건은 더 열악한 형편이다. 경북도의 경우 과거에는 대구시 남구 대명동에 여성회관을 갖고 있어서 여성단체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으나 지금은 도 여성회관이 없는 실정이다. 다만 경북도내에는 13개 시군이 여성회관을 마련하고 있다.

◇ 여성발전기금 높이고, 운용해보세요

경북도는 1999년부터 여성발전기금을 조성하기 시작, 현재 목표액(30억) 보다 좀더 많은 34억원을 적립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운용실적이 저소득 모자가정 자녀의 대학입학에만 7천만원을 지원, 다양한 부문의 여성발전을 도모하지 못하고 여성복지에 편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금조성목표액도 서울시 200억, 타 시·도 100억 등에 비하여 경북의 30억원은 너무 적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차별의 산물인 여성 빈곤, 노동시장에서의 여성차별, 장애 여성 등을 우선적으로 일반여성까지도 포함하는 여성발전기금의 적시적소 지원책은 매우 크다. 따라서 경북도 여성발전기금의 재원을 늘리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 선두주자의 면모를 살려가세요

경북도는 십년전인 지난 97년 12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여성정책개발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가 없어 후발주자인 충남, 경기도 등보다 규모, 예산, 인원 면에서 훨씬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도표 참조) 현재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7명 정원에 연간 예산 5억6천200만원(인건비 2억6천만원)의 규모에 그치지만, 후발 주자인 충남여성정책개발원은 18명 정원에 연간 예산 20억원(인건비 7억1천200만원), 경기도여성개발원은 19명 정원에 연간예산 20억원(인건비 10억원)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경북도여성정책개발원은 도지사 관사를 쓸 때도 있었으나 지금은 쫓겨나와 5억6천만원의 연간 예산 가운데 3천만원을 임대료로 지불해야하는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결혼이주여성을 위한 국제세미나를 경북도와 함께 여는 등 연구, 교육에 큰 힘을 쏟고 있다. 선발주자에 걸맞는 예산지원과 활동여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여러가지 점을 감안, 채옥주 의원은 "서울의 여성플라자나 전남의 여성플라자 등과 같이 도 여성회관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경북도 여성종합센터를 마련, 여성회관과 여성정책개발원은 물론 23개 시군 여성단체 등이 상호 연대하며 발전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이루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 전남 여성플라자는요....

전남도의 경우 무안군 삼향면 남악신도시 내에 여성문화박물관을 포함한 여성플라자를 총 191억원을 들여 짓고 있다. 2008년 완공예정인 전남 여성플라자는 특별교부세(45억원), 균특회계(5억원)에 지방채(141억원)까지 포함하여 약 2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게 되는데, 친환경적이면서도 에너지 절약형으로 지어지게 된다.

1만3천㎡ 부지에 7천700㎡의 건축물이 들어서는데 국제회의장, 여성사 전시실, 공연장 겸용 대강당 등을 갖추게 된다. 국제회의장은 전남도 여성단체협의회 사무실, 전자도서관 겸용 도서실, 미용실(미용교육과 연계 운영)이 건립되게 된다. 여성사전시실은 여성문화박물관으로 지어진다.

1관장(4급) 1실 5담당으로 31명이 전남 여성플라자에 근무하게 되며, 전남도에서 직접 운영(사업소 형태)하거나 재단설립, 민간위탁운영 방식 중에서 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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