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차 북핵사태 4년…새로운 위기국면

北 '핵실험'..유엔 안보리 제재안 채택

제2차 북핵위기가 오는 17일로 발생한 지 만 4년이 됐다. 하지만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2차 북핵위기는 부시 행정부 출범 후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관계를 풀고 새로운 대화 모색을 위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부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02년 10월3일부터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면서 시작됐다.

북미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켈리 차관보의 방북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 시인으로 한 순간에 깨졌다.

한미 양국은 10월17일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개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고 공동 발표함으로써 북핵위기는 봉합 8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이후 한.미.일 3국은 제네바 합의 위반을 이유로 북한에 대한 연간 50만t에 이르는 대북중유제공 중단을 결정했고,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영변 핵시설 봉인 및 감시카메라 제거, 사찰관 추방,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 등 잇단 카드를 사용하며 위기 지수를 급격히 높여갔다.

2차 북핵위기는 발생 6개월만인 2003년 4월 한국을 제외한 북-미-중 3자회담이 개최되면서 대화 분위기로 일단 반전됐고, 같은 해 8월 한국, 일본, 러시아까지 참여하는 북핵 6자회담이 개최되면서 협상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협상국면은 지속됐고, 지난해 9월 6차 회담에서는 9.19 공동성명이 마련되며 해결의 실타래가 풀리는 듯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위조달러 제조 등 북한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시작으로 한 사실상의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북한의 반발도 강도를 더한 끝에 결국 2차 북핵위기 발생 4년 만에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하며 최악의 상황을 조성했다.

당초 자신들에 대한 핵의혹 제기는 모략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의 태도도 돌변, 지난 4년간 핵무기 위협의 강도를 노골적으로 높여 왔다.

리근 외무성 부국장은 2003년 4월 북핵 3자회담 기간에 "우리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고, 같은 해 8월 제1차 6자회담 때는 김영일 외무성 부상이 "핵무기를 보여 줄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같은 해 10월 "때가 되면 우리의 핵 억제력을 물리적으로 공개하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공식 위협했고, 지난해 2월10일에는 외무성 성명을 통해 "자위를 위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핵개발은 '자위를 위한 억제력'이라고 주장했고, 최종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이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논리를 펴 왔다.

결국 핵보유 선언 1년8개월만인 지난 9일 북한은 '핵실험 성공'을 발표했고,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결의안이라는 칼을 뽑는 등 2차 북핵위기는 지난 4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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