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 안전체제 업그레이드 더 성실히

환경부는 이달 초 어린이용 목걸이·팔찌 등의 연결고리에서 납 성분이 선진국 기준의 1천500배까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또 도배용 풀에는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과도하게 들어 있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자원순화사회연대 등은 같은 시기 번개탄 상당수가 탈 때 납과 카드뮴을 방출하고 발암성 휘발물질을 실내 공기질 기준의 최고 550배나 방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廢鑛(폐광) 방출수로 인해 일대 농산물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서울에서 유통되는 농산물 100건 중 11건 꼴로 환경호르몬 농약에 오염돼 있다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도배용 풀 조사는 손이 저리고 얼굴이 붓는다는 피해자 민원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번개탄 발표는 그 불로 고기를 구워 먹은 사람이라면 이미 발암물질과 중금속에 노출됐을 수 있음을 말할 터이다. 농약 오염 또한 유독 서울만 그러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사안이다. 오염 발표는 피해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이미 우리 자신들이 피해자가 돼 있음을 알려주는 것인 셈이다.

물론 중금속 등의 위협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조사 영역이 확장될수록 새로 밝혀지는 경우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뒤늦게나마 대응체제가 제대로 업그레이드돼 가느냐 하는 것이다. 페인트'방부제'접착제 등이 칠해진 廢家具(폐가구)나 廢木材(폐목재)가 원료로 사용되는 것을 막으면 번개탄의 독성을 없앨 수 있다지만 제대로 될지 불안하다. 도배용 풀의 제조 공정 규제가 언제 될지 믿음이 안 간다. 일제시대부터 버려져 온 폐광이 지금껏 문제를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정부가 더 성실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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