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이달 들어 세번째 시도 끝에 결국 100엔당 700원대로 진입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일본의 정책 영향으로 원.엔 환율이 한동안 7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될 수 있으나 급격한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이 제대로 반영될 경우 800원대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 원.엔 환율 9년만에 700원대 하락 =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오후 3시 현재 종가는 100엔당 798.70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원.엔 환율이 장중 70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일과 13일에 이어 3번째이나 종가가 7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97년 11월14일 784.30원 이후 8년11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원.엔 환율은 2004년 2월 1천100원선에서 2년여간 하락세를 지속하며 올 4월 800원선까지 떨어진 뒤 8월 초까지 810~840원 범위에서 등락했다.
그러나 지난달 일본의 아베 총리 당선을 전후해 엔화 약세가 심화되자 원.엔 환율은 하락세를 재개했고 북핵 문제라는 대형 원화 약세 요인을 극복한 채 700원대으로 진입했다.
◇ 아베 총리 당선 후 엔화약세..원화는 위안화 쫓아 강세= 원.엔 환율 하락은 일본 엔화의 약세를 원.달러 환율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8월 초 114엔선에서 최근 120엔 부근까지 상승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960원대에서 950원대로 하락했다.
일본 엔화는 아베 신임 총리의 성장 정책에 따른 금리 인상 자제 전망 등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원화는 수출 호조 등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원화는 약세를 띠고 있는 엔화보다 지난해 7월 평가절상 이후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위안화와 연동성을 강화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화와 위안화 환율간 동조화 정도를 나타내는 원.위안 상관계수는 올 들어 9월까지 0.61로 지난해 하반기의 0.25에 비해 2.44배 상승하며 원.엔 상관계수 0.46보다 높아졌다.
◇ 700원대 안착 전망..추가 하락은 제한될 듯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이 700원대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엔.달러 환율이 아베 총리 내각의 엔화약세 선호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주가 강세와 외국인 주식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외국환평형기금에 대한 국정감사 영향으로 외환당국의 시장 방어가 위축될 수 있는 점 역시 원.엔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이 추가로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9월 단칸지수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엔화 약세에 대해 견제할 가능성도 엔화 약세를 주춤거리게 만들 요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윤덕룡 연구위원은 "최근 엔화 약세는 경제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일본의 정책과 북핵문제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이나 교역조건 악화 등을 감안하면 원.엔의 하락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이 120엔선을 돌파하며 급등할 경우 원.엔이 770원대로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북핵문제 등으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중기적으로 800원대로 복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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