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양 다리를 걸친 스타들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우승, 흑인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샤니 데이비스(24·미국)가 쇼트 트랙으로 전향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데이비스는 3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치러진 '2006-2007 쇼트트랙 아메리칸컵'에서 1위를 차지해 쇼트트랙 월드컵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세계 1인자인 한국의 안현수에게 도전장을 냈다.

데이비스는 이미 2001년 미국 스케이팅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표가 되면서 쇼트트랙을 함께 하는 선수로 화제를 모았고 2006토리노올림픽 쇼트트랙 미국 선발전에서 6위에 그쳐 출전이 좌절됐지만 이번에 미국 대표로 뽑히게 됐다. 그러나 데이비스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뛰어난 스피드로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쇼트트랙은 코너링 기술이 중시되는 종목이어서 안현수의 적수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샤니 데이비스는 이웃 사촌격인 두 종목에서 활약하게 됐지만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종목에서 양 다리를 걸친스타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미국 프로야구와 미식축구에서 활약한 보 잭슨. 특출난 운동 재능을 타고난 잭슨은 오번대학 시절 두 종목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냈고 대학 졸업 무렵인 1986년 미식축구 탬파베이 버캐니어스로부터 드래프트 1라운드, 프로야구 캔사스시티 로얄스로부터 4라운드에 동시에 지명됐다.

잭슨은 예상을 깨고 프로야구를 선택했고 두 시즌에서 매년 20홈런 이상을 때린 뒤 비시즌 동안 미식축구 선수로 뛰겠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오클랜드 레이더스에 입단한 지 얼마후 구단 기록인 221 러싱야드를 기록한 그는 프로야구와 미식축구에서 동시에 올스타에 오른 유일한 선수로 기록됐다.

그러나 그는 1990년 미식축구 플레이오프 경기 도중 엉치뼈 골절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고 야구 소속팀인 캔자스시티는 그를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방출해 버렸다. 욕심낸 그의 재능을 신이 질투해서였을까, 그는 야구에서 예전 만큼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다시 당시 캘리포니아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다가 별다른 활약없이 절정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31세의 나이에 은퇴하고 말았다.

보 잭슨 이후 듀언 샌더스가 프로야구 외야수와 미식축구 코너백으로 동시에 활약했지만 잭슨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고 사상 최고의 농구 황제로 꼽히는 마이클 조던도 2년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몸을 담고 프로야구 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었으나 마이너리그를 전전했을 뿐 메이저리그 문턱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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