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각 도시들이 투자 유치 및 도시 리모델링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정부, 카운티, 기업 및 지역 여론 주도층들을 중심으로 산업·문화 클러스터를 만들고 도시를 바꾸려는 혁신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다.
혁신의 중심에는 대학과 기업이 있고, 든든한 후원자로 지방 정부가 자리하고 있다. 대학은 그 지역의 자랑이자 자산이었고, 기업들은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정부는 간섭이 아니라 지원을 하면서도 후원자 역할에 머물렀다. 이런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도시들은 무섭게 변하고 있다. 그들의 변화상을 통해 대구·경북의 새로운 비전을 모색한다.(편집자)
농업과 섬유산업 중심이었던 미국 동남부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51개 주(워싱턴DC 포함) 가운데 미시시피 주에 이어 두 번째로 가난했던 지역이 현재 부유한 10위권 주에 올라 있으며 수년 내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올라설 태세다.
이 대변신의 중심에 RTP(Rearch Triangle Park)가 있다. RTP는 미국 동부의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곳.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기업 3자의 혁신클러스터 전략이 대성공을 거둔 곳이다.
◇현황
노스캐롤라이나 주도인 랄리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듀르햄의 듀크대학교, 채플힐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등 3개 대학이 삼각 편대처럼 자리 잡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1960년대 이후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담배 소비가 감소하면서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큰 고통을 겪었다. 우수한 인력들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지역은 더욱 빈곤해지는 악순환을 끊고자 고안된 것이 RTP이다.
840만 평 규모인 이곳에는 글라소 웰컴, 시스코 시스템, 노텔 네트워크스, 모토롤라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대기업과 연구기관들이 즐비해 있다. IBM의 가장 큰 사업장도 이곳에 있다. 13개 카운티, 63개 시, 34개 상공단체가 이곳과 연관을 맺고 있다.
전체 종사자는 4만 3천 명이며 이 중 99%가 R&D 관련 일을 한다. 지난 15년간 고용 증가율이 53%. 노스캐롤라이나 주 전체 고용의 22%, 첨단분야 고용은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미국 20대 병원 중 2곳이 이곳에 있다. 이런 여건을 통해 지난해만 투자유치 금액이 10억 달러에 달한다.
◇성공 배경
노스캐롤라이나 세계무역센터 더글라스 아이킨 대표는 "정부, 기업, 대학의 삼위 일체 노력이 가장 큰 배경"이라고 말했다. 대학들은 고급두뇌를 제공하고 기업은 이익을 다시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했다. 주 정부와 카운티, 시정부는 완벽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자연히 산학연 협동 복합체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다.
낮은 부동산값도 큰 경쟁력. 실리콘밸리는 방 4개, 정원 딸린 집이 12억 원 정도 하지만 이곳은 2억 5천만 원 정도. 물가도 그곳의 4분의 1수준이다 보니 우수 인재들이 몰려든다. 이곳 기업들은 수익의 대부분을 교육여건 개선에 투자한다. 교육여건이 좋아야만 우수 인력이 몰려든다는 것을 기업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
이곳을 경쟁력 있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낮은 부동산값. 실리콘밸리는 방 4개 정원 딸린 집이 12억 원에 달하지만 이곳은 2억 5천만 원 정도다. 전반적인 물가도 그곳의 4분의 1수준이다.
◇효과적 산학연 협력 조직
RTP는 고급기술 인력의 유출 방지와 지역 경제발전이라는 뚜렷한 목표 하에 조성됐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과 지역사회 구성원들 간의 참여분위기 조성, 산학연관의 활발한 협력체계 구축, 쾌적한 교육환경, 관련 기관과의 체계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마크 롬바드 노스캐롤라이나 상무성 대외무역국장은 "대학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 등 우수한 고급인재를 육성, 제공하고 리서치 파크를 건설함으로써 학교를 졸업한 두뇌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했으며 정부 출연 기관을 비롯한 연구 센터들은 기업과 협력 속에서 대학 연구를 상업화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오늘의 성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임광규기자 kkang59@msnet.co.kr
◎ "대학·기업 파트너십 가장 중요"…테드 아버나 RTRP부사장
RTRP((Rearch Triangle Regional Partnership)는 기업 성장을 돕고 지역의 경쟁력 있는 자리매김을 위해 RTP 및 인근 13개 지역 카운티에 있는 기업, 대학, 연구소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대외 홍보 및 시장 개발, 자본 유치 등을 담당하는 반관반민 기구이다.
이곳은 지역발전을 견인할 교육, 노동력, 교통수단 같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 정부, 대학 , 시민단체 등 80개 이상의 파트너들로 조직됐다.
대외홍보를 맡고 있는 테드 아버나 부사장은 "주 및 시정부와 대학, 기업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등 적극적인 민관 협력을 한 것이 오늘날 영광을 있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학과 기업의 파트너 관계가 오늘날 RTP를 있게 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만 해도 61개 기업에서 1천600여 명의 기업 관계자들이 연구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대학없는 기업'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다.
그는 "실리콘밸리와 달리 이곳은 연구개발 중심이어서 미래의 기술 변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정암기자 임광규기자
◎ "RTP내 창업 보육센터 임대료 수입만으로 운영"
RTP 내 4개 창업 보육센터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곳은 1991년에 출범했다. 고품질 기술 인큐베이터인 이곳은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기업이 졸업했다. 지난 해 29개 기업에서 올해는 37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고용 인원은 지난 해 112명에서 180명으로 늘었다.
과거에는 주 및 시정부에서 연간 20억~40억 원을 지원받았으나 지금은 정부 지원을 거부한다. 의존적이 된다는 이유 때문. 임대료 수입만 해도 운영은 충분하단다.
기업에 대해선 사전에 충분히 파악해 원하는 기업을 입주시키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선발 기준은 일단 원천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적 자산 보호장치나 특허 등을 갖고 있으면 우선권이 있다.
졸업은 시장에 적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시키는데 통상 18~30개월 정도 걸린다. 이 과정에서 싹수없는 기업은 6개월만에 퇴출시킨다.
이곳을 졸업한 가니미드 소프트웨어(1995년 입주) 같은 기업은 지금 1천명 이상 고용하며 연간 27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직 운영 인원은 단 2명. 당초 21명에 달했으나 과감히 줄였다.
존 드래퍼 대표는"소수의 인원으로도 기업인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운용하면서 자금조달 및 운용 방법, 기술적 위험도와 해결방법 등을 제시하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임광규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