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의 세월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올해도 어김없이 나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하루 종일 인터넷 앞에서 클릭을 하고 있었다. 늘 그렇듯 영화제 표는 삽시간에 매진된다. 아무리 클릭을 해봐도 매진의 행렬이었다. 역시 부산영화제의 가장 큰 관문은 '표 구하기'.
그 어렵고 힘든 관문을 수없는 클릭 끝에 어렵사리 통과하고 나머지 표는 현장에서 직접 구하거나 교환부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나의 피프 여행은 또다시 시작됐다. 올해 피프 행사는 남포동에서 대부분 해운대로 이동된 상황이었다.
거기다 상영관들이 분산되는 바람에 예전에 낡은 극장들 사이 인파들을 헤치며 남포동 광장을 열심히 오갔던 느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똑같이 영화에 열광하고 함께 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은 조금 덜한 것 같았다. 그래도 눈부실 만큼 파랬던 해변과 넓게 펼쳐진 백사장, 아직도 식지 않은 영화제의 열기는 여전했다.
내가 2박 3일간 만났던 아홉 편의 영화들. 영화제가 아니면 절대 알지도 못했고, 볼 수도 없었던 이 영화들은 때론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도 하고, 새로운 자극과 희망이 되기도 한다. 올해도 영화제는 즐거웠고 행복했다.
영화가 끝난 후 직접 감독과 배우들을 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스트와의 만남, 가을밤 수영요트만 경기장에서 차가운 바닷바람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관람했던 오픈 콘서트와 야외상영작들,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영화를 발견한 기쁨, 1회 때부터 10년이 넘도록 지치지 않는 에너지와 열정을 가진 관객들,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낯선 이들과도 금방 친구가 되곤 하는 곳.
이 맛에 나는 해마다 10월만 되면 부산으로 떠날 생각에 마음이 부푸는 게 아닐까.
신재선(대구MBC 구성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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