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근태 20일 북한 방문…남북사업 지속 강조 의지

'DJ 수호자'로 호남표 노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20일 북한 개성 공단을 방문한다. 다음달에는 금강산에도 가겠다고 했다. 대북 유엔 제재가 현실화되면서 중단 위기에 처한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이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다.

김 의장은 16일 현대아산을 방문해서는 "금강산 파이팅" "현대아산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금강산 관광 사업 지속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1일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과도 간담회를 가졌고 재·보선 지원유세를 통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성공단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개성공단 사업이 남북 관계에 갖는 의미를 설명, 사업 중단에 반대하고 북미 간 대화를 통해 북핵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의 방북계획이 전해지자 당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마당에 여당 대표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정부의 운신폭을 좁히고 아울러 북측이 오판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열린우리당의 한 중도 성향 의원은 "유엔이 대북 제재를 결의한 만큼 우리 정부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미국 및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공조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너무 포용 정책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의 돌출 행보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제 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서고 있는 마당에 남북경협 사업을 지켜내기 위한 몸짓만으로도 그는 벌써 'DJ 햇볕 정책'의 수호자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여권의 대선 주자의 한 사람으로서 호남지역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정치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그러나 김 의장의 방북이 성공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김 의장의 입지는 극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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