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부산은 설렌다. 그리고 즐겁다. 세계적인 영화축제로 발전한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있기 때문이다. 벌써 11회째를 맞은 영화제는 지난 12일 개막, 20일 폐막까지 이틀을 남겨 놓고 있다. 열기가 오를 대로 올라있다. 부산 중심부 남포동서 멀리 바닷가 해운대까지 활력이 넘친다. 전국의 영화팬뿐 아니라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부산 거리를 누비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람들은 개막 첫날부터 밤샘을 하며 장사진을 이뤘다. 안성기 문근영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개막작 '가을로'의 김대승 감독과 임권택 감독, 배우 박중훈 이준기 유지태 이병헌 정우성 등 국내 영화인과 헝가리의 세계적 거장 이스트반 자보와 프랑스의 브루노 뒤몽 감독, 홍콩 배우 유덕화와 다니엘 유 등 해외 게스트들이 차례로 입장, 객석은 환호의 물결로 넘쳤다고 한다.
○…이번 영화제 9일 동안 상영되는 영화는 246편. 유럽 35개국, 미주 5개국, 아시아 18개국, 아프리카 4개국 등 총 62개국의 작품들이 부산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특히 이번 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서 처음 소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65편에 이르고, 인터내셔녈 프리미어 19편, 아시아 프리미어가 72편이나 된다. 영화는 모두 매진됐고, 국제필름마켓과 영상산업박람회에도 바이어들로 북적이고 있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빅 이벤트다.
○…부산시민들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발전한 것이 자랑스럽다. 영화제 기간 동안 국내외 유명 영화인을 만나는 것이 즐겁고, 국내외 영화팬들이 부산 시내를 뒤흔들 정도로 웃고 떠들며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모습이 흐뭇하다. 그것이 가져다줄 경제적 부가효과를 논할 필요도 없이 젊은이들의 환한 모습에서 도시의 환한 미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996년 9월 13일,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목표로 시작해서 이미 그 목표를 달성했다.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로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고 정밀하게 추진해서 우뚝 세워 놓은 부산 시민의 역량이 빛난다. 부산은 '자갈치아지매'로 상징되는 억센 기질을 영화라는 대중산업으로 승화시켜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컬러풀이니 오페라니 해서 돈만 쓰고 죽만 쑤고 있는 대구시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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