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라이스 방중서 북핵문제 결판 날까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특사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직후 이어지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서 북핵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인지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20일 방중에 앞서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하며 가진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이번 사태의 대응방안에 관한 조율을 마쳤다. 탕자쉬안 특사도 미국과 러시아를 잇따라 찾아 두 나라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19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을 가졌다.

따라서 중국이 특사 순방외교를 통해 정리한 해결방안과 라이스 장관이 한.일 외교장관과 머리를 맞대 마련한 해법이 한 테이블 위에 올려질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의도와 미국에 대한 요구가 가감없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이미 예정돼 있는 중.미 외교장관 회담 외에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탕 특사와 라이스 장관 간의 회담도 예상할 수 있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모종의 협상 메시지를 받았다면 이것이 라이스 장관을 통해 미국에 전달될 것이고 수용 가능한 조건일 경우 북.미 양자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극적인 타협안이 도출되기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금까지의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대화 채널을 여는 정도로는 북한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자국 주도로 통과시킨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각국에 촉구하는 마당에 양보안을 쉽사리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미국에 금융제재 무조건 해제와 같은 양보를 고집하고 미국도 이에 맞서 대북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는다면 타협이 아니라 오히려 상황이 지금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미국과 북한 모두 지금의 형세를 그대로 끌고 가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북핵 사태의 전망을 긍정적인 쪽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핵실험을 강행한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목적이고 강경한 대북정책으로 북한을 자극한 미국 역시 어떻게든 핵실험으로 조성된 긴장국면을 해소해야 할 책임을 느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재자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한과 미국에 한발짝씩 양보할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는데 전력 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탕자쉬안 특사의 순방에서 거둔 수확이 무엇이냐에 따라 극적인 타협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어 라이스 장관의 이번 방중에 쏠리는 관심이 더욱 커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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