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돋보기-KBS 스페셜 '희망승일'

'오늘부터 난 여기에 매일같이 써 나갈 것이다. 만약 내가 쓰지 못하는 날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포기의 뜻이 아닌 잠시 몸이 불편해진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연세대와 기아자동차에서의 선수생활을 거쳐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연소 코치로 발탁됐던 박승일. 그러나 그는 지난 2002년 근위축성측색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을 선고받는다. 루게릭병은 척수신경이나 간뇌의 운동세포가 서서히 파괴되어 이 세포의 지배를 받는 근육이 위축되고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병.

숨을 쉴 수 있게 하는 근육마저 마비되어 심장이 멎는 죽음의 순간을 겪기도 한 박 선수. 이제는 얼굴 근육이 굳어져 웃는 것조차 힘들다. 그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은 오른쪽 가운데 손가락과 두 눈동자 뿐.

하지만 그는 살아있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목소리마저 잃었지만, 2004년 12월 안구 마우스와 만나며 다시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KBS 스페셜은 21일 오후 8시 루게릭병 박승일의 삶의 의지 'ID:희망승일'을 통해 우리가 가진 행복의 조건들, 소통의 의미,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박 선수의 눈으로 쓴 글들이 영화배우 박해일의 내레이션과 힙합뮤지션 드렁큰타이거의 음악을 통해 전해진다.

또 지난 95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난 모리 슈워츠 교수가 박재동 화백의 그림과 배우 변희봉의 목소리로 되살아나 승일과 함께 삶의 의미에 대해 짧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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