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미 SCM서 '핵우산 구체화' 공동성명 채택 추진

전작권 환수 시기 합의는 난망

북한 핵실험에 따른 한미공조 문제 등을 논의할 제38차 한미 안보협의회(SCM)가 2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미 국방부 청사에서 개최된다.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이번 SCM에서 한미는 북한 핵실험에 따른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제공 문제를 핵심으로 한 한미공조 방안을 집중 협의한다.

한미는 1978년 제11차 SCM에서부터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공동성명에 명기해왔지만 올해는 북한 핵실험이라는 새로운 안보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우리 측은 공동성명에 미국의 핵우산 제공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담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은 19일 워싱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문제에 대해 양국 국방장관 선에서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앞서 18일 열린 한미군사위원회(MCM)에서도 북 핵실험에 따른 미국의 핵우산 제공문제를 예년에 비해 보다 구체적으로 담기로 했다고 MCM에 배석한 안기석(해군소장) 합참 전략기획부장이 밝힌 바 있다.

안 부장은 또 "우리 측은 북한 핵에 대비한 핵우산(핵전력)을 구체적으로 보장할 것을 제의했고 미 측도 이에 적극 동의했다"며 "회의에서 연합사령관에게 즉각 핵우산 구현 방안을 마련하라는 '전략지침'이 하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19일 이번 SCM에는 예년 수준의 핵우산 제공을 명기할 뿐 특별히 변화된 내용이 없을 것이라고 외신을 통해 밝힌 것으로 전해져 미국의 핵우산 제공 문제가 어떤 수준에서 공동성명에 표현될지 주목된다.

권 본부장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예년 수준(continued provision of nuclear umbrella) 보다는 진일보한 형태로 핵우산 제공문제가 공동성명에 표기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 단계이기 때문에 한 걸음 더 나아간 내용이 담길 것이고 지금 문구를 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또 애초 최대 현안이었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X연도)가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18일 MCM에서도 미측은 2009년을, 우리측은 2012년을 계속 주장해 SCM을 하루 앞둔 19일까지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권 본부장은 "양국 국방장관 선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가운데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번 SCM에서 한국군의 전작권 단독행사 시기를 확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양국 합참의장이 MCM에서 서명한 '한미 지휘관계 로드맵'과 '미래 한미동맹 비전연구'(JVS)를 각각 승인할 예정이다.

한미는 이밖에도 주한미군 반환예정 기지의 환경치유 문제와 주한미군 기지이전 현황 점검, 정부가 이미 직도에 자동채점장비(WISS) 설치를 시작한 주한미군의 공대지 사격장 문제, 대테러전 공조문제 등도 논의한다.

한미 국방장관은 20일 오전 10시15분부터 미 국방부에서 단독회담에 이어 11시30분부터는 확대회담을 갖고 핵우산 제공 등을 포함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후 1시30분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 우리 측에서는 윤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 권안도 정책홍보본부장, 김규현 국제협력관, 이태식 주미대사, 이상희 합참의장 등이, 미측에서는 럼즈펠드 장관과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각각 참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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