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살 연상 연하 역도 커플'…전상준 선수와 오숙경씨 부부

'사랑의 힘으로 금메달을'…남편 金 따도록 그림자 보조

"목표대로 3관왕을 차지하면 아들,아내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갈 겁니다."

전국체전 역도 경기가 열리고 있는 포항해양과학고 체육관. 이 곳에는 왕년의 역도스타 전병관, 현역 최고 스타인 장미란 등 언론과 팬들의 시선을 모으는 선수들이 유난히 많다. 하지만 정작 역도인들의 눈길은 경북개발공사 소속의 105㎏이상급에 출전한 전상준(27)과 오숙경(35·경산여중 역도부 코치) 부부에게 쏠리고 있다.

전상준은 21일 열리는 경기에서 인상, 용상, 합계 3관왕이 유력한 이번 체전 예비스타. 협회 관계자들도 "(금메달)2개는 확실해 보이고 하나(인상)는 금·은 가운데 색깔이 문제"라고 예상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오 코치는 남편인 전상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챙기고 있다. 오 코치 역시 현역 시절 58㎏급 국내 최강자로 전국체전에서 획득한 금메달 수만 30개가 넘는다.

그래서 이들 부부는 전상준이 올해와 내년, 2007년까지 3관왕을 차지해 '부부합계 전국체전 금메달 50개'를 1차 목표로 정했다. 두 번째 목표는 전상준이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하는 것.

오 코치는 전상준에게 든든한 동반자이자 스승이다. 위계 질서를 생명처럼 여기는 스포츠계에서 하늘처럼 모셔야 하는 8년 선배인데다 이미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고, 한 지붕 밑에서 생활하는 탓에 자신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

오 코치는 인터뷰 도중에도 남편에게 '쉬세요.' '잘 자야 해요.' 는 등의 말을 건네며 챙기는가 하면 "인상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등의 조언을 쉼없이 했다. 전상준은 "어휴, 또 잔소리"라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역도가 혼자하는 경기인 탓에 항상 외로웠다는 전상준은 고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오 코치가 만날 때마다 환하게 웃으며 고충을 잘 이해해주자 어느 덧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을 싹틔운 그들은 오 코치가 8살이나 연상이었지만 2003년 8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대회때 서로 결혼을 약속했다. 2004년 11월 결혼한 그들은 아들 양구(2)와 임신 5개월의 둘째를 가졌다.

전상준은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선배님'을 '여보'로 부르게 됐다."며 "남편을 따라 소속까지 경남(진주여중 코치)에서 경북으로 옮겨준 아내가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