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과 헤드폰이 단순히 음량을 전달하는 수준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고급 이어폰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다. 휴대전화, MP3, PMP 등 모바일 기기들이 늘어나면서 음질 자체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고급 이어폰 시장은 매년 분기별로 15~20%씩 증가하고 있다.
◆"이어폰은 이미 생활의 일부"
소은혜(19·여·영진전문대 국제관광과 1) 씨가 가지고 다니는 이어폰은 20만 원이 넘는다. 선물로 받은 이 이어폰은 디자인이 맘에 들 뿐 아니라 오래 들어도 귀에 부담이 없을 정도로 음질도 뛰어나다. 이후 그에게 이어폰은 생활의 일부가 됐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팝송, 발라드 등 원하는 음악을 들을 뿐 아니라 수시로 라디오 영어교육프로그램을 들으며 학습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는 "사실 비싸기는 하지만 고장 걱정이 없고 사후서비스가 확실해 그만한 가치는 하는 것 같다."고 했다.소 씨의 친구인 이지연(19·여·유아교육과 1), 송화영(19·여·국제관광과 1) 씨도 고급 이어폰 예찬론자다. 아직 10만 원대 고가 이어폰을 쓰지는 않지만 다소 비싼 대기업 정품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 씨는 "가끔 친구들의 고급이어폰을 사용해보면 차이가 나는 것 같다."며 "용돈을 모아서 장만할 계획"이라고 했다.
송 씨는 선이 없는 휴대전화 블루투스 이어폰을 선호한다. 그는 "게임을 하면서 고음질의 음악도 즐기고 그러면서 주변 친구들의 대화도 들을 수 있어 일석삼조"라고 말했다.
지난달 17만 원대 휴대전화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입한 이한나(17) 양은 "싼 이어폰을 쓰다 다기능 고급 제품을 사용하니 듣는 수준이 달라졌다."며 "힙합 음악의 랩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고급화 이끈다.
"10만 원대 제품을 사면 음량 5정도로 클래식을 먼저 듣고요. 그 담은 몸풀기 정도로 음량 10까지 높인 다음 발라드를 듣습니다. 그런 다음 빠른 비트의 음악은 음량 15까지 자연스레 올리면 됩니다."
'Chat45'라는 아이디를 쓰는 고급 이어폰 애호가가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청소년들의 댓글이 줄을 잇는다. '베이스 음도 잘 잡아네나요?', '가격대비 성능은 어느 제품이 최고인가요?' 등 궁금증을 올리면 전문가들의 답글이 달린다.
'이어폰 수집광'이라 자처하는 이진재(36·성악가) 씨는 덴마크 오디오 전문회사의 이어폰을 쓴다. 가격은 16만 5천 원. 이 씨는 "생생한 음질도 음질이지만 디자인 역시 뛰어나 애착이 간다."고 했다. 이 씨는 이 외에도 10만 원대가 넘는 이어폰 몇개를 더 가지고 있다. 그는 "한번 좋은 제품을 쓰다보니 디자인도 독특한 걸 찾게되고 2년 전부턴 수집광이 되어버렸다."고 했다.
이같이 보석으로 장식하거나 소음차단용 등 갖가지 제품의 전문가용 이어폰이 속속 나오면서 고급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한 제품은 9만 9천원 선으로 이음새를 두 군데로 만들어 귀와 밀착되게 한 것이 특징. 이 제품은 국산 이어폰 중 판매신장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인기다.
한편 음악마니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한 이어폰은 음악작업자들이 시끄러운 공간에서 제대로 된 소리를 듣기위해 개발됐다. 가격은 50만 원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어폰보다 헤드폰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음악을 듣는데는 귀 전체를 감싸며 뇌까지 전달되는 느낌의 헤드폰이 적격이라는 것. 헤드폰 역시 고급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재호 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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