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18~20일(이하 현지시간) 양국간 군 최고위급 회담인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안보협의회(SCM)를 잇따라 열어 전시 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미래 동맹관계의 근간이 될 새로운 지휘관계 틀 등 양국 군사현안들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MCM과 SCM은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지난 9일 핵실험으로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긴장이 고조된 것은 물론 재래식 전력으로 평가되어온 남북간 군사 수준 비교가 사실상 의미가 없어진 가운데 열려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런 상황은 18일 MCM과 20일 SCM 결과에 그대로 반영됐다.
무엇보다 한미 양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핵 실험으로 더욱 주목을 받았던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09년 10월 15일 이후에서 2012년 3월15일 사이'로 결정하고 추후 협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미국(2009년)과 한국(2012년)의 입장을 절충한, 어찌보면 협상 타결이라고도 말하기 힘들 정도로 모호한 문구지만 정부는 우리측 입장이 최대한 반영된 성공적인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양국 국방장관이 수석대표로 참가하는 SCM이 열리기 불과 이틀 전인 18일 개최된 MCM에서조차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했지만 SCM에서 마라톤 협상 끝에 우리측 주장인 2012년이 관철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권안도 국방부 정책홍보본부장은 "우리측이 원하는 시기에 무게가 실려있다"며 협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고 김규현 국방부 국제협력관은 "양국이 상호 합의한 합리적인 계획에 따라 (전환을)완료하기로 합의했으며 이것이 중요한 대목"이라며 "우리가 마감 시한으로 한 그 즈음에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도 이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로서는 매우 만족스런 결과"라고 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럼즈펠드 장관이 새로운 지휘구조로의 전환은 한반도 전쟁억제 및 한미 연합방위 능력이 유지, 강화되는 가운데 진행될 것임을 보장하고 한국이 충분한 독자적 방위능력을 갖출 때까지 상당한 지원전력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임을 확인한 점도 눈에 띠는 부분이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특히 우리측이 관철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던 미국의 대한(對韓) 핵우산 제공공약도 훨씬 구체화됐으며 강화됐다.
양국 국방장관은 SCM 결과를 아우르는 14개항의 공동성명 중 3항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통한 '확장억제의 지속'을 포함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굳건한 공약과 신속한 지원을 보장할 것임을 약속했다.
'확장된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을 뜻하는 확장억제는 미국의 핵 태세검토보고서(NPR)에서 안보정책의 핵심교서로 명시되어 있는 것으로, 제3국이 미국의 동맹 우방에 대해 핵 공격을 위협하거나 자국의 핵 능력을 과시하려 들 때 신속한 핵우산을 전개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적국의 핵 공격을 억지하기 위해 기존의 전술 핵무기는 물론, 전략 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북한 핵실험의 결과로 전작권 환수와 핵우산 문제에 관심의 우선 순위를 내줬지만 신 한미동맹의 근간이 될 한미 군사 지휘체계에 양측이 합의한 것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양국 합참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MCM에서 서명된 지휘관계 연구보고서는 현행 연합방위체제를 공동방위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골자는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한국군 합동군사령부와 주한 미 통합군사령부를 각각 창설해 독자적인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면서 한반도 방위를 공동으로 맡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양측 사령부를 연결해주는 군사협조본부(MCC)를 창설하고 그 예하에 각 작전사급 작전협의기구를 둬 연합방위 수준의 효율성을 갖춘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특히 한국군 합동군사령부(현 합참)가 한반도 전구(戰區)작전사령부 기능과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한반도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수행본부 또는 전쟁을 억지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한국군 합동군사령부가 맡는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작권 환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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