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 외교 담당 국무위원의 특사 방북을 계기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한 낙관적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내에서는 이러한 관측에 대한 강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탕자쉬안 특사에게 "새로운 핵실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는 중국 외교 소식통의 발언과 관련, "김 위원장이 재실험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2차 핵실험을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자위대와 해상보안청 등을 통한 대북 감시체제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근거의 하나로 중국측이 일본에 전달한 김정일-탕자쉬안 회담의 내용을 들고 있다.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미야모토 유지(宮本雄二) 주중 일본대사에게 설명한 내용에는 '재실험'에 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재실험에 관한 언급 자체가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애초에 없었거나 ▲재실험을 둘러싼 의견 교환은 있었으나 중국이 일본측에 그 부분을 밝히지않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탕 위원이 김 위원장에게 "재실험은 보고 싶지 않다"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분석도 있으나, 이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참배를 둘러싼 중.일 양국 갈등시 "국가 지도자가 야스쿠니에 참배하는 것을 보고 싶지않다"고 말한 대목과 닮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탕 위원이 김 위원장에게 이런 표현을 사용했지만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었는데도 중국 지도부가 상황을 종합 판단해 재실험이 없을 것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김 위원장이 핵실험에 사과했다는 대목에 관해서도 일본측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회담직후 평양에서 10만명이 참가한 핵실험 성공 경축 행사가 열렸을 정도로 국가의 위신을 걸고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한다는 것이 모순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김정일 위원장이 핵실험에 사과했고, 앞으로 실험을 하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 "중국의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그런 얘기를) 나에게 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이 탕자쉬안 위원에게 부탁한 메시지가 북핵 위기의 향방을 좌우하는 내용임에는 틀림없으나 상세한 내용이 밝혀지지않고 있어 해석 여하에 따라 정반대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즉, 각국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이 2차 핵실험과 6자회담 복귀 가능성,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 요구 등의 언급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재실험과 6자 회담에 관한 언급은 일단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하기 나름'이라는 조건부인 점을 감안하면 재실험을 위한 '시간벌기'라는 분석도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핵실험이 '실패'라는 판정이 유력한 상황에서 대화 자세를 가장, 제재의 진행을 늦추면서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하는 한편 대화를 우선시하는 한.중 양국과 강경 입장의 미.일 등 관계국간 공조를 흔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본 외무성내에서는 북핵 위기에 대한 일각의 낙관적 시각에 대해 중국의 '연출'로 보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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